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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극장 가치판단 기준은?···연극 '오만한 후손들'

등록 2019.09.15 16: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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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한 후손들' ⓒ이강물

연극 '오만한 후손들' ⓒ이강물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남산예술센터를 통해 공공극장의 위상과 위치에 대한 질문을 관객과 공유하는 연극이 찾아온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18~29일 연극 '오만한 후손들'을 공연한다. '2019년 시즌 프로그램'의 네 번째 작품으로, 극단 산수유와 공동제작했다.
 
남산예술센터 전신은 드라마센터다. 드라마센터는 1962년 극작가 겸 연출가인 동랑 유치진(1905~1974)이 한국 민족문화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미국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정부가 제공한 땅에 개관한 극장이다.

건축가 김중업이 그리스의 야외극장을 본 따 원형극장으로 설계했다. 현존하는 극장 중 건축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공연장이다.

드라마센터는 지난 2009년부터 10년간 서울시가 극장의 소유주인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부터 임차했다. 서울문화재단이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의 공공극장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다.

작년 1월 서울예술대학교가 서울시에 임대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연극계 안팎에서는 극장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공공극장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되는 등 남산예술센터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관련 연구를 엮은 책 '유치진과 드라마센터(부제 : 친일과 냉전의 유산·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회의 펴냄)도 발간됐다.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오만한 후손들'은 드라마센터의 역사를 추적한다. '무엇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할 것인지'를 따져 묻는다. 1962년 극장의 개막공연이었던 '햄릿'으로부터 극이 시작된다. 극이 진행될수록 주인공 햄릿과 극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섞여 들어가며 연극과 현실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진다.

남산예술센터는 "여기에 르포르타주가 겹쳐진다"면서 "'민족문화의 화합'을 위한 극장이 현재에 이르러 어떻게 '합법적'으로 사유화됐는지, 법의 논리가 아닌 공공의 정의로 문제를 반추한다"고 소개했다.

연출을 맡은 극단 산수유 류주연 대표는 "드라마센터 사유화 문제는 연극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곱집매', '노란봉투'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주로 집필해 온 이양구 작가가 극을 쓰고, 고해종 작가가 각색과 드라마터그를 맡았다. 극단 산수유에서 류 대표와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배우 이승훈, 이현경, 이종윤, 이재인 등이 출연한다.

21일 공연이 끝난 후에는 연극평론가인 김미도 한국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류 대표가 '관객과의 대화'에서 남산예술센터를 둘러싼 논란과 사회적 관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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