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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우디 사태 숨고르기?…공격 옵션 "지금 당장 검토안해"

등록 2019.09.17 08: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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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됐는데 지금 당장은 검토 안해"

【부크야크(사우디)=AP/뉴시스】14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미국 정부와 디지털 글로브가 주석을 달아 공개한 위성 사진이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이 피해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브카이크 시설이 이번 공격으로 망가지면서 아람코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였으며 이는 세계 하루 원유 수요인 1억 배럴의 6%에 달하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9.09.16.

【부크야크(사우디)=AP/뉴시스】14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미국 정부와 디지털 글로브가 주석을 달아 공개한 위성 사진이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이 피해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브카이크 시설이 이번 공격으로 망가지면서 아람코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였으며 이는 세계 하루 원유 수요인 1억 배럴의 6%에 달하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9.09.16.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 배후가 예멘 후티반군이 아닌 이란이라는 주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공격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는 확실히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 누구와도 전쟁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 누구보다 (전쟁을 할) 준비가 (잘) 돼 있다"면서도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지만 지금 당장은 (공격)옵션들을 살펴보고 있지 않다(We have a lot of options but we are not looking at options right now)"고 여지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은 매우 큰 공격이었다. 우리나라는 손 쉽게 몇배 더 큰 공격(반격)을 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먼저 누가 이번 공격을 했는지 알아낼 것(but we are going to find out who definitively did it first)"이라고도 했다.

이는 전날보다 다소 유화된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우리가 범인을 알고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우리는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검증(결과)에 따라 (공격을 위한) 장전이 된 상태(locked and loaded)다. 누가 이번 공격의 배후라고 생각하는지 사우디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14일 트위터에 "이란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대해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예멘이 그 공격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이란의 공격을 공개적으로 그리고 분명하게 비난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의 질물에 답하고 있다. 2019.09.1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의 질물에 답하고 있다. 2019.09.17

예멘 후티반군은 지난 14일 자신들이 사우디 동부 담맘 부근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을 공격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과 사우디는 후티반군이 아닌 이란 배후설에 주장하고 있다. 후티반군의 과거 공격 사례와 비쳐볼 때 공격 규모와 정확도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란은 대통령과 외무부 장관, 외무부 대변인 등이 나서 미국의 의혹 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오늘날 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를 우려하게 하게 하는 일들은 미국의 잘못된 계획과 음모에 의한 결과"라며 "우리는 지역 문제가 지역 국가들에 의해 그리고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거듭 선언한 바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예멘 내전에 개입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게 무기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무고한 예멘인들이 매일 살해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후티반군을 공격 중인 사우디와 그 동맹국들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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