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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한국, 정체성이자 뿌리" 눈물···"영리목적 없다"

등록 2019.09.17 2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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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겠다는 발언은 떠밀린 것"

유승준 "한국, 정체성이자 뿌리" 눈물···"영리목적 없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수 유승준(43)이 한국에 오고 싶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그는 병역기피 논란으로 17년째 입국이 금지돼 있다.

유승준은 17일 밤 방송된 SBS TV '본격연예 한밤'과 인터뷰에서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사랑해요. 한국에 가고 싶은 것은 당연하죠. 한국에 가려는데 이유가 없어요"라고 밝혔다. "한국은 정체성이고 제 뿌리"라며 눈물을 훔쳤다.

앞서 지난 7월 정부가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11일 대법원 판결 직후 유승준의 입국의 길이 열린 상황이다.
 
물론 절차는 남아 있다. 유승준이 입국하려면 재판을 더 받아야 한다. 파기환송심을 맡을 서울고법이 사건을 다시 심리, 판결하게 된다. 20일이 첫 변론기일이다.

LA총영사관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을 통해 처분 취소가 확정된다. 이후 LA 총영사관은 유승준의 비자신청을 다시 심사해야 한다.

유승준은 "대법원 파기 환송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고 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판결이었어요"라고 했다. "가족들과 함께 관련 소식을 듣고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유승준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유승준은 "군대를 간다고 했다가 가지 않았던 것에 대한 허탈감이 크다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마음을 바꾸고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망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유승준 "한국, 정체성이자 뿌리" 눈물···"영리목적 없다"

하지만 유승준은 거짓 루머가 부각될 때마다 가혹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군대를 가겠다고 본인 입으로 먼저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방송 일이 끝나고 집 앞에서 아는 기자분이 와서 '승준아' 이러더라고요. 꾸벅 인사를 했는데 '너 이제 나이도 찼는데 군대 가야지'라고 했어요. 저도 '네.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아무 생각없이 말을 한 거죠. 저보고 '해병대 가면 넌 몸도 체격도 좋으니까 좋겠다'고 해 '아무거나 괜찮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런 뒤에 헤어졌는데 바로 다음날 스포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는 기사가 나왔어요"라고 밝혔다. "다음 날, 반박 기사를 냈지만 이미 늦었어요"라고 설명했다.

 1997년 1집 '웨스트 사이드'로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의 히트곡을 내며 톱가수로 떠올랐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바른 청년 이미지' 덕을 봤다.

당시만 해도 연예계에는 입대 기피가 흔했다. 유승준은 자진 입대할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하며 성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그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내렸으나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6시간 머물다가 돌아갔다.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입국이 금지됐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2003년 장인상을 당해 잠시 왔다갔지만 여전히 입국을 금지당하고 있다.

"떠밀렸죠. 어렸고, 잘 하려고 했던 마음에··· 기정사실화된 거죠. 주변에선 좋은 결정이라고 하고요. 다시 생각하겠다고 할 상황도 아니었어요. 회사와 갈등도 심했죠. 진짜 군대에 가려고 했었어요.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이행하지 못한 거죠."

처음부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려고 했던, 비열한 사람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진실을 말하려고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는데, 입국 금지를 당했다며 억울해하기도 했다.

유승준 "한국, 정체성이자 뿌리" 눈물···"영리목적 없다"

유승준은 2015년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 F4는 한국에서 취업 활동이 가능한 비자다. 한국에서 영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LA 총영사관은 거절했다. 그러자 유승준은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1심에서 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17년 2심 역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승준이 영리 활동이 가능한 F4비자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유승준은 "한국 가서 다시 영리활동을 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 땅을 밟지도 못할 상황에 무슨 계획이 있겠어요. 현재 관광비자로도 못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F4비자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에요. 어떤 비자든 상관없지만 변호사가 그걸 추천해줬급니다"라고 전했다.

변호사가 F4비자를 권유한 이유에 관해서는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서는 재외동포를 위한 비자 F4비자가 유일해서 신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부에서는 유승준이 세금 회피를 위해  F4 비자를 신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세법 전문가인 신동욱 변호사는 "미국에서 100% 세금을 낸다면, 한국에서 납부한 50%만큼만 공제해주고, 그 차액은 미국에서 내야 한다. 전체적으로 내야 할 총량은 똑같다. F4 비자 발급으로, 세금을 회피한다거나 혜택을 보려고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본격연예 한밤' 제작진은 "유승준씨에 대한 변호 목적이나, 그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승준 입국 찬반에 대한 논쟁이 뜨거우나 반대 목소리가 더 높다.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25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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