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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선언 1년]접경지역 비무장화 '성과'…군사공동위 가동 시급

등록 2019.09.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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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남북군사분야 합의 1년, 군사적 긴장 완화

DMZ GP 11곳 시범철수·MDL 부근 적대행위 금지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 후 군사합의도 진전 없어

北, 10차례 미사일 시험발사 등 신무기 개발 박차

북미 대화 재개 따라 남북 군사공동위 가동할 듯

【서울=뉴시스】 작년 11월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 중 남북인원들이 MDL인근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11.22.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작년 11월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 중 남북인원들이 MDL인근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11.2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지난해 한반도에는 정전 후 어느 해보다 따뜻한 훈풍이 불었다. 남북한 정상은 세 차례나 손을 맞잡으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천명했다.

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적인 평양 방문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또 부속합의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대폭 낮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 군사합의)를 이끌었다.

9·19 군사합의는 그간 문서로만 존재했던 정전협정이나 상호 불가침 선언의 실질적 이행 계획을 담고 있다. 남북이 이 합의서에 담긴 계획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20일 2박3일 간의 방북 일정을 마친 뒤 대국민 보고에서 "이번 회담에서 남북관계 관해 가장 중요 결실은 군사분야 합의"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합의서는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의 적대행위 금지를 위한 완충구역을 설정하고,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와 평화적 이용, 서해 평화수역 조성 등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담고 있다.

남북 군 당국은 군사합의서에서 약속한 계획에 따라 실질적 조치들을 이행해 나갔다. 언제든 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는 MDL 일대에서 남북이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의 적대 행위 일체를 전면 중단하며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현저히 낮췄다.

【서울=뉴시스】군 당국은 17일 남북 시범철수 GP 상호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북측 GP내 모든 병력과 장비가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에서 북측 검증단이 남측 GP를 검증하는 모습. 2018.12.17.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군 당국은 17일 남북 시범철수 GP 상호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북측 GP내 모든 병력과 장비가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에서 북측 검증단이 남측 GP를 검증하는 모습. 2018.12.17.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화기를 모두 철수하고, 남북한 장병들은 비무장 상태로 경계근무에 투입됐다. DMZ 감시초소(GP) 11곳도 시범철수하는 등 남북 간 다른 어떤 합의보다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총부리를 겨누던 남북 군인들이 함께 GP 파괴 현장을 검증하고,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하며 군사분계선 위에서 마주하는 역사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순조롭던 남북 간 군사합의 이행 움직임은 북한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면서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9·19 군사합의 이후 지난 1년 동안 접경지역내 남북 간 지상, 해상, 공중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한건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MDL 지역에서의 남북 간 충돌 가능성이 현저히 줄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평가될 수 있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09.19.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군사합의에 따른 기존의 조치들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판문점 JSA 완전 비무장화 및 자유왕래, 남북 간 DMZ 공동유해발굴, GP 완전 철수, 서해해상평화수역 조성 등의 완전한 이행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

군 당국도 군사합의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완전한 이행을 위해서는 아직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 비핵화 및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추동력을 제공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며 "다만, 군사합의가 완전하게 이행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단절로 인한 여파가 남북 관계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적대행위 전면중지구역 바깥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행위가 9·19 군사합의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한반도의 긴장완화라는 합의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북한 역시 한미 연합연습과 남한 군 당국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무기 도입이 9·19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거듭된 무력시위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4일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25일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2017..08.25. (사진출처=로동신문)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4일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25일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2017..08.25. (사진출처=로동신문)[email protected]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더라도 이 같은 긴장 상황이 장기화되면 지난 1년여 간 남북이 쌓아온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중단된 9·19 군사합의 이행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각종 군사문제와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4·27 판문점선언에 따른 군사적 신뢰 구축에 이어 9·19 군사합의 이행은 실질적인 군 전력의 재배치와 통제를 의미하는 다음 단계의 군축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군사공동위원회는 남북이 서로를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 및 항행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에 대한 협의는 물론, 전쟁위험의 실질적 해소를 위한 군축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면 남북간 군사 합의 역시 북미 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불편한 진실에 마주하게 된다. 9·19 군사합의의 정상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북미 대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군사합의는 비핵화 협상 초기에 협상추진에 필요한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나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에서는 그 원활한 이행을 제한받고 있다"며 "비핵화와 재래식 군비통제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도록 지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건너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환담하고 있다. (출처+노동신문 캡처) 2019.07.01

【서울=뉴시스】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건너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환담하고 있다. (출처+노동신문 캡처)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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