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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유동성 조치 부른 초단기 금리 급등 왜?…계절적 요인에 무게

등록 2019.09.18 1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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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단기 금리에 대한 지배력 상실" 우려

분기 법인세 납부, 국채 발행 증가 등 원인

금융시스템 위기는 아니란 분석 다수...신중론도

【워싱턴=신화/뉴시스】8월1일 미국 워싱턴에서 촬영된 달러 사진. 2019.09.18.

【워싱턴=신화/뉴시스】8월1일 미국 워싱턴에서 촬영된 달러 사진. 2019.09.18.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년 만에 환매조건부채권(레포·Repo) 매입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레포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확정금리를 보태 다시 사는 조건으로 발행된 채권을 뜻한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2.00~2.25% 목표범위 내로 유지하기 위해 오버나이트(하루짜리) 레포 거래를 했다. 이 레포 운영은 18일까지 최대 750억달러 규모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초단기 금리인 오버나이트 레포 금리가 치솟자 뉴욕 연은이 국채 등을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뉴욕 연은은 이날 레포 거래로 530억달러(약 63조원)의 단기 유동성을 투입했다. 연준이 레포 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건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레포 시장은 금융 시장에서 자금 조달의 단기 배관 역할을 한다고 일컬어진다. 다우지수나 10년 만기 미국 국채만큼 주목을 받진 못하지만, 레포 시장은 은행이 단기간에 돈을 싸고 빠르게 빌릴 수 있게 해주며 종종 국채와 같은 채권을 사도록 해준다고 CNN은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단기 자금 조달 창구인 레포 시장이 경색되자 시스템 붕괴로 이어졌다.

CNN은 차입 비용이 목표 범위를 벗어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연준이 시스템에 자금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레포 금리는 이날 연준의 조치 전 10% 가까이 치솟았다. 연준이 결국 단기 금리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의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는 2.00~2.25%다.

연준 정책 입안자들은 은행들이 오버나이트 시장에서 서로에게 돈을 빌려줄 때의 단기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도록 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설정했지만, 이러한 금리는 결국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금리 전략가는 "최소한 금융위기 이후에는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재니 캐피털 마켓의 채권 전략가 가이 르바스는 "자금 시장이 분명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연준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레포 금리 급등 원인으로 계절적 요인 등 몇 가지를 지목하고 있다. 분기 법인세 납부 시한(9월16일)을 맞추려고 기업의 자금 수요가 몰렸고, 연방 정부에 자금을 대기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서라는 추정이다.

WSJ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대차대조표(보유자산)가 늘어 뉴욕 연은은 레포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연준이 시중에서 채권 등을 사들여 보유자산 규모가 커지고 시장엔 유동성이 풍부했다는 의미다. 은행들이 연준에 맡겨둔 지급준비금도 넘쳐났다.

하지만 연준은 대차대조표를 줄였고 이에 따라 지급준비금도 지난주 1조5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대치였던 2조8000억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다.

구체적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앙코 리서치의 최고경영자(CEO) 짐 비앙코는 트위터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루, 이틀 더 지속된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금융 시스템 위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기 당시 은행의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 은행들은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연준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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