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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철 "장사리, 부담감에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렸다"

등록 2019.09.19 13: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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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김성철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법자'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배우 김성철(28)이 이번에는 영화로 돌아왔다. 그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학도병 '기하륜'을 맡았다.

그는 영화 '장사리'에 처음 캐스팅 됐을 당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굉장히 기뻤다. 제작진분들이 믿어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했다. (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사실 첫 촬영 후 많이 좌절했다. 제가 연기를 하면서 항상 긴장을 하지만, 이 작품을 촬영할 때는 식은땀이 났고 손이 떨렸다. 압박감이 컸다. 모든 면에서 심리적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당시 느꼈던 기쁜 마음과 압박감을 밝혔다.

첫 주연작에 대해 본인이 매긴 점수는 50점이다. "촬영을 하면 초반엔 항상 아쉽고, 중반에 갔을 때 그나마 캐릭터가 이해된다. 물론 준비기간을 가지면서 완벽하게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 게 맞겠지만 아직 내공이 없는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느는 게 있는 것 같다. 뒤로 갈수록 내가 내려 놓는 게 보였다. 초반에 잘 잡아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인터뷰] 김성철 "장사리, 부담감에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렸다"



그는 본인이 맡은 '기하륜'이라는 역할에 남다른 매력을 느껴 '장사리'에 합류하게 됐다. "해보지 않은 전쟁영화이기도 하고, 하륜이라는 역할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등장인물 중) 가장 감정의 폭이 큰 친구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성장하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하륜이도 전쟁을 겪으며 성장하는데, 그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극중 '기하륜'과 '최성필'(민호)은 남다른 전우애를 보인다. 사실 '기하륜'은 처음에 '최성필'을 미워했다. 그에게 가진 열등감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의 김성철은 열등감과 거리가 먼 인물이다.

"'자격지심', '외강내유', '치기 어리다', '사춘기 소년' 같은 말로 '하륜'을 표현할 수 있다. 열등감, 질투 이런 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성질 중 하나다. 저는 사실 남과 비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누군가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일도 많지는 않다. 비교를 해야 열등감, 우월감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저는 '나 혼자 산다'의 마인드가 있다. 내가 잘 살면 되지 않나."

그러면서 민호와의 에피소드를 밝혔다. "밤에 비가 내렸는데 군대에서 쓰는 우비를 천막처럼 해놓고 비를 피하는 신이 있었다. 근데 우비가 너무 작다 보니 다들 비를 맞았다. 저는 다른 신을 찍느라 그 신을 찍을 때 이미 4시간이나 비를 맞은 상태였다. 제가 춥다고 하니 민호가 '참아'라고 말하더라. 근데 30분 후에 '못 참겠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민호와는 영화가 끝난 현재까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촬영 당시 민호가 얘기했었다. 원래는 작년 초에 입대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촬영 중에도 어디를 갈지 계속 고민을 하더라. 본인은 해병대를 가고 싶다고 계속 하더라. 저는 그래서 해병대든, 육군이든, 의병이든 다 똑같다는 말을 해줬다. 어차피 해병대 가도 1등할 애가 아닌가. 열정맨이지 않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인터뷰] 김성철 "장사리, 부담감에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렸다"



하륜 역할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투리'였다. 그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토박이다. "저는 완전 서울 사람이다.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은 캐릭터다. 저한테는 사투리가 외국어 같았다. 배우한테 대사는 가장 전달력이 빠른 도구인데, 그걸 못 하면 캐릭터에 마음을 못 주게 된다. 그래서 사투리를 가장 신경썼다"고 사투리 연기에 대해 당시 느끼 부담감을 전했다.

이어 " 처음에는 감독님이 사투리를 알려주신다고 했다. 근데 그리고 나서 안 알려주시더라. 그래서 3주 뒤에 전화했더니 '너의 눈을 보면 너가 알아서 할 것 같다'고 말하시더라. 그래서 우선 대구에 내려가 2~3일 동안 시장 같은 데를 가서 사투리를 들었다. 이후 경상도 친구들한테 녹음을 해달라고 했다. 근데 같은 경상도 사투리여도 성격에 따라 억양이 다 다르더라. 초반에 곽경택 감독님이 '사투리가 왜 그러지?'라고 말씀하신 후, 직접 녹음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깡마른 학도병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7~8 킬로그램을 감량했다. 김성철은 "영화 속에서 학도병들은 건빵 한 봉지로 며칠을 버틴다. 피골이 상접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영화를 준비하면서 많이 뛰었다. 7~8 킬로그램 정도가 빠지더라. 근데 끝나고 바로 돌아왔다. 아스달을 보면 불어있을 것"이라고 말해 웃겼다.

역사 영화는 때때로 '국뽕 영화'라는 말로 조롱의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성철은 "실제로 있었던 역사다. 그런 말들을 들었을 때,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륜은 6.25 전쟁 당시 학도병의 일원이었을 뿐이다. '국뽕', '애국' 같은 걸 (많이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자신의 주관을 밝히면서도, "군대가면 애국심이 하늘 끝까지 올라 간다. 사회에 올라가 일을 하다보니 다시 까먹는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애국심이 더 오른 것 같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김성철 "장사리, 부담감에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렸다"



처음으로 연기를 함께 하게 된 배우 김명민에게는 많은 조언을 구해 들었다. "선배님과 붙는 신이 많이 없다. 원래 선배님 팬이었다. 제가 많이 여쭤봤던 것 같다. 선배님이 어느날 '모든 신에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모든 신에 다 힘을 줄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다. 저는 아직 잘 모르니까 매 신 어떻게든 해봐야지 하는 마음을 임했다. 선배님께서 옆에서 쭉 지켜보시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 휴식기를 갖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아스달 연대기', '바람이 분다'까지 작년부터 올해까지 쉼없이 달려온 그다. "너무 달려서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장사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쟁영화고, 사투리도 힘들었다. 이것 끝나고 '아스달 연대기'를 촬영했는데, 그 당시 신체적으로 힘들었고 캐릭터 자체도 입체적이라 준비가 많이 필요했다. 그리고 '바람이 분다'라는 작품을 하는데 '쉬어야 겠다'라고 처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제가 생각한 배우로서 가고 싶었던 길과 올해 들어 든 생각이 다르다. 저는 항상 앞만 보고 달렸다. 욕심이 계속 앞섰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감사함을 갖자'고 마음 속으로 항상 다짐하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 쉬고 있는데, 감사한 마음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모든 작품들을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김성철 "장사리, 부담감에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렸다"



쫑파티 때 곽경택 감독으로부터 "기하륜은 굉장히 도전적인 인물인데, 너가 그걸 잘 해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 그다. 그는 영화를 볼 예비 관객에게 듣고 싶은 말로 "사투리가 어색하지 않다", "장사상륙작전이 이런 얘기구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저는 처음 영화를 봤을 때 여운이 되게 길었다. 보통 본인 작품을 볼 때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저는 유가족분들, 참전용사분들과 봐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거기에서 오는 여운이 되게 길었다.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데, 어제 다시 보니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끝났을 때 영화관에 퍼지는 기운이 (좋았다) 쉽게 일어나지 못하시더라. 숭고한 희생이 있었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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