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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ASF, 구제역보단 빨리 종식될 것"

등록 2019.09.19 15: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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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로 전파되지 않아 확산 속도 더뎌"

"바이러스, 생고기 안에서 몇 달간 생존"

"북한서 전파 가능성…사람은 감염 안 돼"

【청주=뉴시스】임선우 기자 = 강신영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명예교수. 2019.09.19. imgiza@newsis.com

【청주=뉴시스】임선우 기자 = 강신영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명예교수. 2019.09.19.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임선우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확산하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감염병은 현재까지 백신이 없어 추가 확산 방지가 유일한 대책이다.

다만, 17일과 18일 경기도 파주와 연천의 양돈농가에서 확진 판정이 난 뒤 추가 발병은 없는 상태다.

강신영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명예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공기로 전파되지 않아 방역만 제대로 한다면 구제역 사태 때보단 빨리 종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바이러스가 북한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정확한 역학관계를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1920년대부터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 19개국에서 발병했으며 아시아에서는 북한, 중국, 베트남 등 7개국에서 확진이 보고됐다.

다음은 강 교수와의 일문일답.

-국내 유입 경로는.

"그동안 국내에 없던 질병이니 분명히 해외에서 왔을 것이다. 우선 공항이나 항구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육류를 누군가 가져왔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다. 파주와 연천은 북한 접경지역이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지난 5월 자강도 1곳에서 발생 보고됐으나 이는 확실치 않다. 여러 정보에 의하면 북한 전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돼지를 키웠다면 남쪽으로 퍼졌을 확률이 높다. 임상증상이 없는 야생멧돼지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그동안 국내에 없던 바이러스여서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생명력은 얼마나 강한가.

"상당히 강하다. 이 바이러스의 특징 중 하나가 열이 가해지지 않은 생고기 안에 들어가 있을 때 몇 달까지 생존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외부로 나오게 되면 빛, 자외선 등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아 오래 생존하기 힘들다."

-감염 증상은.

"보통 40~42도의 고열이 나고 식욕부진, 전신 출혈, 폐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돼지콜레라와 임상증상이 유사하다. 일부에서 이번 바이러스를 '돼지열병'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 돼지열병은 과거 돼지콜레라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열병과 원인체가 완전히 다르다. 임상증상은 비슷하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폐사율이 더 높다. 돼지열병은 과거 국내에서도 많았다."

-치료제나 예방책이 있는가.

"백신이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920년대에 처음 보고되고, 1980년대부터 많은 백신 보고가 있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바이러스는 숙주 안에 들어와서 아주 까다롭게 활동한다. 감염된 숙주가 바이러스 인지를 잘해서 항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바이러스가 그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선 그동안 감염 사례가 없어 백신 개발도 초기 단계다. 앞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사람 감염 여부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다. 오로지 돼지과에만 감염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를 날것으로 먹어도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사람이 감염돼 사망 보고까지 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는 다르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는.

"원천 차단 외 다른 방법이 없다. 양돈농가 스스로 외부인 출입과 차량 통제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자기 농장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 임시이동중지기간 중 돼지를 몰래 반출하게 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정부의 방역조치를 잘 따라야 한다."

-감염 확산 및 종식 전망은.

"돼지콜레라나 구제역보다는 덜 확산될 것으로 본다. 구제역은 매우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성 질병이어서 전파가 상당히 빠른 데 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직접 접촉을 하거나 감염된 돼지가 배설한 물질을 간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으면 전파되지 않는다. 구제역과 달리 공기로 전파되지도 않는다. 지난 2000년 구제역 파동 때 신속하게 대처해 몇 개월 만에 종식한 사례가 있다. 그와 같이 대응한다면 구제역보다는 빨리 종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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