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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조국 전선' 넓혀가는 한국당…삭발 자제, 정책투쟁 박차(종합)

등록 2019.09.20 17: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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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정기국회 국감에서 조국 권력형 비리 규명할 것"

베네수엘라 리포트, 민부론 내놓으며 정책투쟁도 본격화

오늘 이헌승 의원 '삭발'…황교안 대표는 "삭발 자제" 주문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내일은 광화문 집회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9.20.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이승주 문광호 기자 = 자유한국당은 20일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한 '조국파면 촛불집회'를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해 정치권 중심의 반(反)조국 투쟁 전선을 넓혀갔다. 전날 초선 의원이 동참한 '삭발 릴레이'는 재선 이헌승 의원이 이어가며 불씨를 살려갔지만 내부적으로 자제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삭발 투쟁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의 핵심 국정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을 베네수엘라 정부의 사회주의 정책과 비교하며 이념 공세도 펼쳤다. 22일에는 경제정책 대안정책인 '민부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삭발투쟁의 희화화 논란 속에 의원들 간 평가도 엇갈리자, 원외투쟁 뿐만 아니라 정책투쟁에도 힘을 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정책위가 주관한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는 남미에서 석유강국으로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차베스 집권 이후 좌파정권이 들어서면서 몰락한 과정을 분석하고, 좌파정권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베네수엘라 모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문화적 배경, 역사가 다른데도 이 정권이 베네수엘라를 스터디하고 적용 접목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사법권력 장악,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한 입법권력 개헌 추진, 선관위 장악, 인민위식 조직을 지방에 만들어 지방여론과 각종 사업을 장악하고 좌파 활동가 무대를 만드는 언론장악, 현금살포 복지까지 놀라울만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 정치를 보면 차베스·마두로 정권과 소름끼칠 정도로 유사하다"며 "사법, 입법, 언론 장악 수법이나 국민 선동 방법 판박이다. 좌파 이념정치가 얼마나 위험한지 전 세계가 베네수엘라를 목도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문 정권 2년반 만에 경제 무너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안보도 외교관계도 다 정말 무너져버리고 말았다"며 "조국은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밝혔다. 이 정권이 자유민주주의를 사회주의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말 불안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현실화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9.20.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의 실정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추진한 경제대전환 프로젝트 결과물인 '민부론(民富論)'도 22일 내놓는다. 

민부론은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國富論)을 변용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을 위주로 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의 대안으로 황 대표가 공을 많이 들였다. 민부론은 국가 주도의 경제정책을 탈피해 민간 중심의 경제를 지향해 시장경제, 작은 정부, 자유로운 노동시장 등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국정감사에서도 조국 장관을 정조준하고 잔뜩 벼르고 있다. 조국 장관 관련 각종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요구서(18일)를 제출하고, 법무부장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19일)을 검토하기로 한 데 이어 '조국 국감'을 예고하며 원내투쟁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결국은 조국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 진상규명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국정감사"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조국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 몸집이 커지고 복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와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장석춘, 송석준, 최교일, 김석기, 이만희 의원. 2019.09.19.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와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장석춘, 송석준, 최교일, 김석기, 이만희 의원. [email protected]

나 원내대표는 "지금 거의 전 상임위에서 조국 관련된 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이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것도 1개 부처가 아니라 그 안에 관련된 기관, 단체가 많아지는 형국이다"며 "수사 중이라 국정조사 못한다는 여당, 이런 식으로 국민 민심을 외면한다면 더 큰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둘러싼 신경전도 펼쳐지고 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각 상임위별 국감 증인채택과 관련, "증인채택 협의과정에서 여당의 '조국 감싸기'는 도를 넘고 있는 것 같다"며 "각 상임위별로 조국과 관련된 많은 증인채택이 필요하고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이 필요하지만, 여당은 모든 상임위에서 조국과 관련된 증인채택을 일체 거부하고 있고,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조국과 관련된 물타기용으로 제1야당 원내대표인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한 증인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정말 어이가 없다"며 "저희들은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에 조국 사태를 위해 계속 투쟁하겠다"고 했다.

장외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부산에서도 촛불집회를 갖는다.

한국당은 이날 저녁 부산 서면 일대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경태·유재중 등 부산 지역 국회의원과 당원, 대학생, 시민 등이 참석하는 촛불집회를 갖고 조국 장관 파면을 촉구할 계획이다. 21일에는 조국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국 정국과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2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국 정국과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20.  [email protected]

이헌승 의원은 이날 부산 촛불집회에서 삭발식을 갖는다. 여성 의원인 박인숙 의원을 시작으로 5선 중진 심재철·이주영 의원, 초선 송석준·최교일·장석춘·이만희·김석기·강효상 의원에 이어 재선인 이헌승 의원까지 가세해 한국당 내 '삭발 의원'은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이 의원은 삭발식 전 미리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 땅의 수많은 학부모들과 젊은이들이 위선과 불법비리의 종합세트, 조국 일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 분노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반대하는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오만과 독선으로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저와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바로 설 때까지 국회 안팎에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의원들의 잇단 삭발 투쟁의 희화화를 우려해 당 지도부 사이에서는 삭발을 자제하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특정 계파나 공천권을 삭발과 연관지어 투쟁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의 한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가 의원들의 의지는 잘 알지만 삭발은 본인에서 끝내고 정책투쟁에 좀 더 신경써달라고 주문하신 걸로 안다"며 "삭발투쟁을 자제하고 정책투쟁에 좀 더 신경쓰더라도 장외투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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