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행안부, '반쪽 지표' 내세워 공무원 충원 자화자찬 논란

등록 2019.09.22 12: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행안부, '숫자로 보는 공무원 충원성과' 발표

유리한 지표만 뽑고 성과 근거도 부족 문제

【서울=뉴시스】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오가는 모습. 2019.09.22. (사진= 뉴시스 DB)

【서울=뉴시스】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오가는 모습. 2019.09.22. (사진= 뉴시스 DB)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공무원 충원으로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이 개선됐다는 정부의 '자화자찬' 해석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유리한 지표만 선택해 홍보한데다 성과 근거마저도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숫자로 보는 공무원 충원 성과'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증원한 공무원이 현장에 투입·배치돼 근무를 시작한 뒤 나타난 성과가 담겼다.

그동안 관계부처 합동으로 점검한 결과로, 정부가 공공부문의 효율성 제고와 국회 제출 목적으로 '정부인력 재배치 추진실적'을 만든 적이 있긴 하나 공무원 충원 성과를 지표로 도출해내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5년동안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하겠다는 로드맵에 따라 2017년 1만2700명, 2018년 2만9700명, 올해는 3만3000명(지방직 1만5000명 포함)을 충원했다. 내년에는 국가직 공무원 1만8815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성과는 경제·사회·소방·치안·교육 등 5개 분야로 나뉘어졌다.

경제 분야의 경우 중국어선 불법조업률이 2016년 말 9.3%에서 올해 6월 말 1.7%로 7.6%포인트 감소했다.

중국어선 검문·검색 건수 대비 나포 척수를 나타내는 불법조업률이 감소한 것은 어업지도선 인력 100여명 확충으로 불법조업 단속을 확대한 결과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인력을 확충하기 전인 2017년(6.3%), 2018년(5.0%)에도 불법 조업률이 감소세를 보여와 인력 확충만으로 설명하기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행안부는 특허무효심판 청구율이 2016년 말 0.49%(530건)에서 올 상반기 0.36%(215건)로 0.13%포인트 낮아진 것이 특허심사관 40여명 확충으로 내실있는 심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인력 충원 전인 2017년(0.44%·527건)과 2018년(0.39%·459건)에도 전년 대비 감소 추세를 보인 것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사회 분야의 경우 건설업 사고 사망자(2016년 499명→2019년 6월 229명)와 산업재해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산재로 인한 사고사망자·2016년 0.53‱→2019년 6월 0.25‱)이 감소하고,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적극처리 건수(2016년 1만4493건→2018년 2만100건)가 늘어난 것도 각각 산업안전감독인력 150여명과 재외공간 사건사고 담당영사 40여명을 확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사회복지인력 2900여명을 확충하면서 '찾아가는 복지상담지원'(2016년 107만건→2019년 6월 172만건)이 확대돼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교원 충원으로 국·공립유치원 학급 수(2016년→2019년 6월 16.6%↑)와 특수교사 1인당 학생 수(2016년 5.13명→2019년 6월 4.61명)가 감소돼 교육 여건이 나아졌다고 분석했다.

경찰의 112 긴급신고 현장대응 시간이 2016년 6분 51초에서 올해 상반기 5분 54초로 57초 단축되고, 5대(살인·강도·절도·폭력·성폭력 강력범죄발생 건수가 53만6000건에서 22만3000건으로 줄어든 것도 오로지 새 정부 출범후 4000여 명의 경찰관을 충원한 결과로만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효과들이 공무원을 충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편적 분석에 불과한데다, 정부의 몸집 부풀리기를 유리한 지표만 뽑아 정당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행안부도 이런 지적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행안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충원된 인력이 시험응시와 자체교육을 마치고 실제 현장에 투입·배치돼 근무를 시작한 시점이 올 상반기여서 비교 기준 시점을 잡은 것"이라며 "자화자찬이란 비판이 없도록 충원된 공무원의 영향 지표를 보다 객관화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