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정무경 조달청장 "혁신제품 탄생, 시스템으로 이끌겠다"

등록 2019.09.26 10:24:1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전략적 조달자 역할 위해 '혁신조달' 도입, 혁신제품 선보이면 사줄 것

연내 일본인 명의 귀속재산 조사 완료

17년된 '나라장터' 전면 개편 착수

정무경 조달청장

정무경 조달청장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그동안 조달청이 조달물자의 구매대행에 머문 기능적 계약자였다면, 이제는 연간 120조원에 이르는 공공조달시장 구매력을 활용해 정부정책을 적극 뒷받침하고 사회가치를 실현하는 전략적 조달자로 그 역할을 수행할 때입니다."

중앙행정기관인 조달청의 정책집행이 수성 전략에서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올 초 조달행정에 '혁신'을 접목하면서부터다.

취임 10개월을 맞이한 정무경(55) 조달청은 25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혁신지향 공공조달 정책은 "규격화된 조달행정을 유연하고 역동적인 형태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1949년 원조물자를 관리하는 임시이자총국으로 출발한 조달청은 그동안 거래실적이 7000배 늘었고 수요기관 5만5000개, 조달기업은 40만개에 이르게 됐다.

 올해 개청 70주년을 맞아 조달청이 제시한 혁신지향 공공조달은 시장에서 기업들의 혁신 시제품을 구매, 상용화를 돕거나 시장에 없던 혁신 시제품을 만들도록 유인하는 4차 산업형 역동정책이다. 조달청이 시장경제 활성화 과정에 적극 개입, 혁신기술과 신제품 탄생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다. 혁신조달정책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 보고됐고, 중앙부처들이 힘을 모아 범정부차원에서 추진키로 결정됐다.
 
 혁신조달, 초기벤처기업들의 승부처 벤처나라, 해외조달시장 개척, 일본인 명의 귀속재산 국유화 등 조달청의 혁신정책과 역점사업을 정 청장에게 직접 들었다.

-지난해 12월 청장으로 취임해 10개월째다. 개청 70주년 행사를 치르면서 새로운 비전과 조직 변화를 제시했다. 어떤 내용인가.

"조달청은 어려운 여건에서 지난 70년간 많은 것을 이뤄왔고 이제는 그간의 성과를 발판 삼아 조달업무의 내실은 다지면서 시대변화와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역할과 방향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달물자 구매 대행에 머무는 소극적인 기능적 계약자에서 정부정책과 사회적 가치실현을 적극 지원하는 전략적 조달자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혁신조달, 일자리 조달, 사회적가치 조달, 공정·투명 조달, 찾아가는 조달을 5대 중점 역할로 설정해 추진 중이며 성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조달청의 화두는 역시 '혁신지향 공공조달'이다. 정부도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조달이 나온 배경과 추진방향을 설명해 달라.
 
"이미 EU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혁신조달 개념을 도입해 공공조달의 역할을 단순 물품구매에서 전략적 조달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도 연간 120조원의 공공수요를 활용해 혁신성장 지원 등 정책적 지원기능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범부처 협업을 통한 혁신지향 공공조달 방안을 수립했다. 혁신공공조달의 전략은 혁신지향 구매제도 활성화, 국가혁신조달플랫폼 구축, 도전적 공공수요 발굴, 적극 조달행정 면책·인센티브 도입 등 4가지로 추진된다. 우선, 상용화 이전 시제품의 혁신성 평가를 통해 혁신제품을 선정해 공공기관이 원하는 제품을 구매, 상용화를 지원하는 혁신시제품 시범구매사업이 추진된다.이어 혁신조달제품에 대한 수요·공급을 연계하고 혁신제품의 자유로운 등록·거래가 가능한 열린장터를 마련하는 혁신조달통합플랫폼 구축 작업에 들어간다. 또 혁신조달 정책의 조기정착과 효과성 향상을 위해 성과를 평가한 뒤 우수기관 및 개인을 표창하고 도입 초기 적극행정을 펼치다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공무원에게는 질책 대신 위로와 격려를 하는 면책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공공 조달시장에서 혁신제품의 판로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혁신 시제품 구매사업과 혁신조달 플랫폼을 추진 중인데 어느정도 진척이 됐나.
 
"기업이 혁신제품을 개발하면 조달청이 혁신제품으로 지정하고 수요기관의 실증 요청이 있는 제품은 구매한 후 테스트를 통해 상용화를 돕는 방식이 혁신시제품 구매사업이다. 올해 24억원을 확보해 드론, 미래자동차 등 8대 핵심 선도사업과 미세먼지 저감 등 국민생활문제 분야의 상용화 전 혁신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현재 1차 모집에서 총 264건의 제안이 접수돼 이 중 84건이 기술평가를 통과했다. 2차 추가 모집도 진행 중이다.혁신조달플랫폼은 혁신제품에 대한 초기시장을 마련해줘 기술혁신의 리스크를 상쇄하고 신제품 수요를 촉진하려는 도구로 혁신수요 기관과 혁신제품을 매칭하고 기술개발에서 공공구매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구축 기반작업이 시작됐다."

-OECD가 최근 국제사회에 귀감이 될 만한 한국의 정부혁신 사례 10개를 선정했다. 이 중 중앙부처 정책으로 조달청의 벤처·창업기업 제품 전용몰 ‘벤처나라’가 뽑혔는데, 의미를 부여한다면.

"공공조달시장 진입이 어려운 창업·벤처기업의 판로 개척을 돕고 성장 토대 마련을 위해 2016년 10월 구축한 창업·벤처기업 전용 상품몰로, 나라장터가 코스피라면 벤처나라는 코스닥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조달제도와 다른 능동적 조달방식, 기관 협업을 통한 우수 창업·벤처기업 발굴, 수요·공급처 모두 만족하며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는 높은 참여도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대표적인 혁신사례로 선정됐다고 본다. 특히 광역자치단체, 공공기관 등과 협업해 우수 기업을 선정, 공공시장 진출을 지원하면서 중앙-지방부처-초기기업 간 산업네트워크를 형성해 오고 있다. 벤처 창업기업들의 승부처로 자리잡고 있다. 벤처나라 기업들이 나라장터로 점프하고 더 나아가 해외조달시장까지 진출토록 지원하는게 목표다."

-조달청 업무 중 이슈가 되는 것이 일본인 명의 귀속재산 국유화 작업이다. 진행상황과 목표는.

"일본인 명의 귀속재산 1만4000여 필지에 대한 조사를 연내 마무리짓겠다. 이 규모면 4~5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일본인 명의 귀속재산 국유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특히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일제 잔재 청산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가용인력을 총동원, 법원 및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한 결과 6월 기준 목표 대비 66% 수준인 약 9000필지를 조사 완료했다. 계획대로 연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국가귀속 대상을 명확히 선별할 방침이다.권리보전 업무를 수임받은 2012년 6월부터 올 8월까지 3648필지 248만㎡를 국유화 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직원이나 고객인 공공기관 또는 기업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혁신공공조달 도입, 국제기구 중심의 해외조달시장 개척, 벤처나라 활성화에 이어 올해 나라장터 전면개편 작업도 시작됐다. 2002년 개통 이후 17년째 사용 중인 나라장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수요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기술을 기반으로 대수술이 진행된다. 3년을 예상하고 있다.이처럼 대내외적으로 맞닥뜨린 과제를 해결하고 시대변화에 대응할 여력도 키워야 한다. 직원들에게 도전적인 업무자세를 당부하고 싶다. 특히 조달기업들에게는 진취적인 사업가 정신으로 공공조달시장을 넘어 해외 조달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주기를 요망한다."

[인터뷰]정무경 조달청장 "혁신제품 탄생, 시스템으로 이끌겠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