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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축구협회장 "더이상 선수들의 기적만 바랄 수 없어"

등록 2019.09.25 18: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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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키우자'…제언들에 귀 기울인 축구협회

【서울=뉴시스】여자축구 심포지엄 토론자로 나선 이미연(왼쪽 세 번째) 보은 상무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여자축구 심포지엄 토론자로 나선 이미연(왼쪽 세 번째) 보은 상무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어린 아이들이 축구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것이 유소녀 시스템 강화와 저변을 확대하는 방법이다."

여자축구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각계각층 인사들이 머리를 맞댔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심포지엄에서 참가자들은 '여자축구 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받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5일 오후 1시30분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FA 여자축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6월 프랑스여자월드컵 3전 전패에서 확인한 세계와의 격차를 줄이고 여자축구 등록 인구수와 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 수립에 앞서 여러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여자축구는 큰 위기에 처해있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에서 정상을 밟을 때만 해도 탄탄대로를 달릴 듯 했지만 이내 곧 한계를 드러냈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맞물려 축구를 시작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경쟁력 악화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저변확대를 통한 발전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경쟁을 통한 경기력 강화라는 세 가지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축구를 시작하려는 어린 선수들의 감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채재성 동국대 교수는 "유아들의 선택은 학부모나 선생님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미래의 초등학교 교사들과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축구를 권유하게끔 만드는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축구의 교육적 가치와 여학생들을 위한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심상보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럽부 부장은 "주말 체육 프로그램 조사 결과를 보면 여학생들이 피구와 배드민턴 다음으로 축구를 선호한다"면서 "햇볕에 나가는 건 싫지만 판이 깔아지면 참여한다는 것이 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났다"면서 특성을 고려한 실내 미니 축구 게임의 고안 등을 제의했다.

심 부장은 이어 "생활체육의 3대 요소는 시설, 프로그램, 지도자인데 '여자축구가 이를 갖췄느냐'를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면서 여자 선수 맞춤형 프로그램과 지도자 육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2015년 여자축구 활성화방안을 발표하고 조직내 여자축구를 전담하는 WOW팀을 신설했다. 하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시피했고, WOW팀은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보은상무 이미연 감독은 "그동안 수립한 계획들을 현장 지도자들과 얼마나 공유했는지 의문이다. 수립한 계획을 공유하는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그것들이 현실 가능한 계획이었는지도 궁금하다"면서 "이런 자리를 통해 또 계획이 수립될 것이다. 현실 가능한 계획이라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여자대표팀 전력 강화를 두고도 건설적인 이야기들이 나왔다. 국가대표 출신 전가을(화천KSPO)은 직접 패널로 나서 선수단의 의견을 전했다.

전가을은 "A매치를 확대해달라. 판을 깔아줘야 어린 선수들도 축구선수로서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주요 국제대회에 나서는 23명 외에 B대표팀을 꾸리자고 제의했다.

정몽규 회장은 "더이상 선수들의 투지에 기적을 바라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여자축구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지체할 수 없다. 섣부른 변화보단 여러분들 의견을 듣는게 맞다고 생각해 이번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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