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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틀 연속 불안하던 불펜에 울었다

등록 2019.10.07 22: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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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서 끝내기 홈런 맞은 고우석, 2차전서 블론세이브

LG 트윈스 고우석

LG 트윈스 고우석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LG 트윈스가 안고 있던 불펜의 불안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LG는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끝에 4-5로 패배했다.

차우찬이 마운드를 지키던 7회까지는 LG가 4-1로 앞서가며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차우찬이 내려간 8회말부터 필승조가 줄줄이 무너지면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첫 가을야구 무대에 나선 김대현이 키움의 거포 박병호에 추격의 투런포를 얻어맞았고, 부담이 커진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동점을 내준 후 이틀 연속 끝내기를 허용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LG의 불펜은 썩 나쁘지 않았다. LG의 올해 정규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3.78로, 10개 구단 중 4위였다.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은 고우석이 35세이브를 따내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신인 정우영이 필승조에 한 축으로 자리잡았고, 우완 김대현도 시즌 막판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진해수, 송은범도 버티고 있었다.

시즌 중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LG 불펜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필승조의 주축을 이루는 고우석과 정우영, 김대현 모두 가을야구 경험이 일천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선발의 힘과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리는 변칙으로 불펜의 불안함을 메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제외하고는 필승조가 한 명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6⅔이닝을 3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쳤고,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이 1⅓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선발 타일러 윌슨이 8개의 안타를 맞고도 8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필승조 중 유일하게 등판한 고우석은 정규시즌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팀이 3-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팀 승리를 지켜냈으나 과정은 불안했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박석민과 노진혁을 연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우석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0-0으로 맞선 9회말 선발 윌슨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박병호에 초구를 통타당해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았다.

LG 트윈스 김대현

LG 트윈스 김대현

LG는 이날도 차우찬이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이면서 불펜의 약점을 최소한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마무리 투수까지 가는 길목에서, 드디어 고우석이 아닌 필승조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류 감독은 필승조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지목해 온 김대현이었다.

가을야구 데뷔전에 나선 김대현은 이정후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제리 샌즈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전날 끝내기 홈런을 작렬한 박병호의 벽을 넘지 못헀다.

박병호는 김대현의 4구째 시속 146㎞짜리 4구째 직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김대현이 홈런을 맞자 LG 벤치는 곧바로 정우영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정우영도 포스트시즌 데뷔전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정우영이 김하성을 3루 땅볼로, 김웅빈을 삼진으로 처리해 LG는 1점차 리드를 지켰다.

9회에 마운드를 이어받은 것은 전날 끝내기 홈런의 잔상이 남아있을 수도 있는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대타 송성문에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키움은 희생번트를 시도해 1사 2루의 찬스를 일궜다.

후속타자 김혜성에 2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그 사이 송성문이 3루까지 나아가면서 고우석은 2사 3루의 위기에 놓였다. 결국 고우석은 서건창에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고우석은 이후에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정후에 우전 안타를 맞은 후 샌즈에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믿음의 야구'를 추구하는 류 감독도 더 이상 지켜보지 못했고, 송은범을 투입했다.

송은범은 박병호를 3루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을 막아냈으나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김하성에 안타를 맞은 후 희생번트를 허용해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LG는 불펜 고민까지 안고 벼랑 끝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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