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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살인' 경찰 "이씨 자백 의미있다… 수사 경위 확인"

등록 2019.10.10 12:04:52수정 2019.10.10 16: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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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발견된 음모 혈액형 판별 오류 가능성 국과수에 확인요청"

【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진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이 화성사건 유력 용의자 이모(56)씨의 자백대로 8차 사건이 그의 범행일 경우에 대비해 당시 수사 경위 확인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0일 브리핑을 열고 “이씨의 자백이 맞을 경우에 대비해 당시 수사에 과오가 있었는지 당시 수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윤모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자백을 받은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0차례에 걸친 화성연쇄살인사건 가운데 8차 사건은 윤모(사건 당시 22세)씨가 범인으로 밝혀져 별개 범죄로 분류됐다. 그런데 최근 이씨가 8차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하면서 진범 논란이 불거졌다.

이씨는 교도소 접견 조사에서 8차 사건 관련해 범인만 알 수 있는 의미있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2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윤씨는 억울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반기수 경기남부청 2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상대로 당시 증거물의 감정 결과 도출 과정을 확인 중이다. 특히 방사선동위원소 분석 결과에 대한 재검증과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의 혈액형 판별에 오류 가능성 등을 확인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8차 사건 관련해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범인 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진술로 끌어내는 조사와 당시 수사기록, 증거물 감정 결과 검토, 사건 관련자 조사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2부장은 “당시 사건 현장인 방 안에서 체모 8점이 발견됐다. 국과수 감정 결과 혈액형이 B형이었고, 형태학적 분석을 의뢰했다”며 “윤씨 체모도 4차례 채취해 국과수 감정을 의뢰했고, 혈액형이 B형이면서 형체적 소견도 유사하다는 통보가 왔다”고 당시 수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후 최종적으로 방사선동위원소 분석 결과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와 윤씨의 음모가 동일인의 음모로 볼 수 있다는 최종 감졍 결과를 받았다. 국과수 감정 결과가 확실하다고 보고, 윤씨를 조사해서 자백을 받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3차례 조사를 했는데, 2번째 조사 당시 음모를 2차례 채취해서 감정했다. 감정 결과가 처음에는 혈액형은 B형으로 반응하고, 형태적 소견은 상이하다고 나왔다. 두번 째 감정 결과에서는 혈액형은 O형 반응으로 나왔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국과수에 재검증을 요청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8차 사건 관련 사건 기록과 증거물은 사건 기록 사본과 일부 증거물만 남아 있다.

경찰은 사건 당시 사건 기록과 증거물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에서는 이를 폐기했다. 다만 경찰이 최근 8차 사건 기록 사본과 일부 증거물이 있는 것을 발견해 국과수에 감정 의뢰를 한 상태다.

반 2부장은 “남아있는 증거물은 증거 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송치하지 않고 남겨둔 것이지만, 혹시 몰라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8차 사건 발생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수사 경찰은 “당시 국과수 감정 결과를 믿고 대상자를 조사했기 때문에 특별히 고문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자택에서 박모(당시 13세·여)양이 잠을 자다 성폭행 당한 뒤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윤씨는 다음해 범인으로 검거돼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했다고 항소했지만, 항소는 기각됐다. 수감생활을 하던 윤씨는 감형돼 2009년 출소했다. 윤씨는 최근 재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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