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설 "예쁘지 않은 외모? 감말랭이 같은 매력있죠"
이설
경상북도 청도군 출신인 이설은 스무살 때 서울로 올라와 쇼핑몰, 고깃집, 동대문 야시장 등에서 일을 했다. "가장으로서 무슨 일이든 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 물가가 너무 비싸서 시급 높은 순으로 일을 찾았고, 우연히 피팅 모델을 시작해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난 감말랭이 같은 매력이 있다"며 "시골 들판에 뛰어다니며 풀 뽑아 먹고 자라서 자연스러운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설은 2016년 박재범, 기린의 '시티 브리즈'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의 맛을 봤다. 스물네살 때 무턱대고 연기 입시학원에 등록했고, 성신여대 미디어영상학과에 입학했지만 자퇴했다. 학교보다 현장에서 배우는 게 더 맞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KBS 2TV 추석 단막극 '옥란면옥'에서 조선족 '영란' 역으로 주목 받았다. 이후 MBC TV '나쁜형사'와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를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이경은 뒤로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린 인물이다. 음악이란 꿈을 품고 살아가지만, 대중 앞에 설 수 없는 무명 싱어송라이터. 불행한 가정사로 18세 때 소년범이 된 후 줄곧 세상의 편견과 오해를 감내하며 살았다.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공감됐다. 이경은 하고 싶은 것은 놓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하려고 하지 않았느냐. 밝고 긍정적이고 응원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비슷했다.오디션 보고 작품에 들어갔는데, 날것의 느낌이 좋다고 하더라. 전형적인 연기를 하지 않아서.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계속 운 때문은 아니라고 스스로 입증하고 싶었다.연기 전공을 완전히 한게 아니라서 부족한게 많아 뛰어 넘으려고 노력했다."
'영혼을 판다'는 설정 자체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을 터다. "굉장히 공감하기 힘들었다"면서도 "작가님께 계속 전화, 문자 하고 PD님 선배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털어놓았다. "이 작품을 찍기 전까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영혼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나 그대로 살고 싶다"고 바랐다.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는 1회 3.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했지만, 0.9%때까지 떨어졌다.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시청률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시청자 반응을 하나하나 다 봤다. 처음에는 시청자들이 낯설어 하고, 연기력 지적도 많았다. 더 열심히 해서 대중에게 익숙해지고 싶다. 스스로는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줄 수 있다. 매 신마다 시간이 많이 걸려도 어떻게든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다. 경험이 부족해서 로딩하는 시간이 길다. 우는 신이 있으면 진심으로 느껴서 표현하고 싶은데, 오래 걸리니 선배들이 조금 힘들어한다. 내가 연기를 제대 배웠으면 기술적으로 하는 법을 알텐데, 이왕 이렇게 뛰어든거 뭐든 진심으로 해보고 싶다."
"한 캐릭터에 한정되기 보다는, 다양한 역을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볼 때 편안했으면 좋겠다. 넷플릭스 작품을 자주 보는데, 영국 드라마 '빌어먹을 세상따위' 한국판이 나온다면 꼭 해보고 싶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면서 발랄한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이 있다. '오티스의 성 상담소'도 재미있게 봤는데, 성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나라는 성교육에 있어서 조금 닫혀 있어서 새롭고 재미있다. 아직 돈을 많이 버는 시기는 아니지만 가끔 자연산 회를 먹을 수 있고 KTX를 무한번 탈 수 있다. 앞으로 더 활발하게 활동해서 부담없이 비행기 표를 끊고 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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