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KBS기자협회 "알릴레오 성희롱, 유시민 상식 있느냐"

등록 2019.10.16 14:28: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알릴레오'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알릴레오'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KBS기자협회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성희롱 발언을 비판했다.

KBS기자협회는 16일 ''알릴레오'의 경악스런 성희롱···유시민은 책임 있는 자세 보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알릴레오'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검사들이 KBS의 모 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는 것이다. 한 패널의 말이다. 기자의 실명도 거론됐다"며 "다른 패널이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검사가 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급한 다른 마음이 무엇인지 굳이 묻지 않겠다.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될 것을 예상했는지 발언 당사자는 방송 말미에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은 실망스럽고, '사석에서 많이 얘기했다'는 실토는 추잡스럽기까지 하다"면서 "사석에서 많이 하는,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성희롱 발언이 구독자 99만 명의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을 통해 라이브로 여과 없이 방영됐다"고 설명했다.

'알릴레오' 측은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문제가 된 발언을 삭제해 다시 영상을 올렸다. KBS 기자협회는 "발언 당사자는 이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카메라가 꺼진 일상에 얼마나 많은 여성혐오가 스며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며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라.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KBS여기자회도 성명을 내고 "젊거나 나이 들었거나, 외모가 어떻든 성별이 어떻든 우리는 직업인이자 기자로서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며 "한 순간의 실수였다지만 출연자들은 그 발언을 듣고 웃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당신들의 방송을 보고 있었을 당사자가 그 순간 느꼈을 모멸감을 짐작하느냐"고 비판했다.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몸을 뒹굴었다'고 하고, 바삐 움직이면 '얼굴을 팔았다'고 하고, 신뢰를 얻으면 홀렸을 거라고 손가락질하는 당신들의 시각을 거부한다. 해당 발언은 여성 기자들의 취재에 대해 순수한 업무적 능력이 아닌 다른 것들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취재 능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고질적 성차별 관념에서 나온 말이다. 수십만 시청자를 두고 누군가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당신들이 지는 책임은 무엇이냐. '죄송합니다' 사과 한마디와 영상 편집이면 되느냐. 모든 기자의 명예를 회복할 방법을 찾지 않는 이상 이 사태를 두고 보지 않겠다."
유시민

유시민

전날 방송된 '알릴레오'에서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은 KBS 법조팀의 여성 기자를 향해 "(해당 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특종을 많이 흘린다"며 "검사는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모른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장 법조팀장은 "사석에서도 많이 하는 얘기라 (그랬다). 제가 의도한건 아닌데 불편했다면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유 이사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고 고개 숙였다.
 
"성평등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의 의식과 태도에 결함과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깊게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성찰하고 경계하며 제 자신의 태도를 다잡겠다"며 "진행자로서 제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출연자와 제작진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다시 한 번 해당 기자분과 KBS기자협회,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