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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역마진'…2분기에 결손금 삼성생명 7조 한화 2조 급증

등록 2019.10.18 0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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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 등 대형 생보사, 금리확정형 책임준비금 결손 증가

과거 팔았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 비중 높은 탓...초저금리 '악재'

교보생명 2분기 고정금리 상품 책임준비금 결손 10조 넘어

생보사 `역마진'…2분기에 결손금 삼성생명 7조 한화 2조 급증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생명보험사의 역마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생보사들의 속앓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생명보험협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대형 생보사들의 금리확정형 상품에 대한 책임준비금 결손은 작년 대비 올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올해 2분기 금리확정형 보험상품 책임준비금 결손금액은 25조2286억3900만원으로 지난해 2분기(17조8830억9200만원) 대비 7조30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의 금리확정형 보험상품 책임준비금 결손금액도 9조3477억1800만원으로 전년 동기(6조9780억8100만원) 대비 2조3000억원 상당이 불어났다. 교보생명의 올해 2분기 금리확정형 보험상품 책임준비금 결손금액은 10조1876억8300만원 가량에 달한다.

금리확정형 상품에 대한 책임준비금 결손이 커지고 있는 까닭은 이들이 과거 2000년대 이전 주로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들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대형 생보사들은 외형 확대를 위해 고금리 상품을 경쟁적으로 팔아왔는데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며 이것이 되려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보험연구원 '생명보험산업의 금리위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생보사는 금리확정형 구계약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대로 중소형 생보사는 상대적으로 금리연동형 보험상품 비중이 높고, 외자계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변액보험상품이 많다는 특성을 보인다.

여기에 금리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이라 대형 생보사들의 결손금 부담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더 떨어지면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가입한 고객은 높은 금리를 적용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이익이지만 생보사 입장에서는 손실 폭이 커져 속앓이를 하게 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인하한 데 이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이들의 긴장감을 키우는 지점이다.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이미 악화돼서다. 올 상반기 대형 생보사들의 실적은 급감했다.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3사의 순이익은 41.3% 하락했다. 

생보사들은 통상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하는 등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서는 보험사의 주요 투자처인 채권에서의 자산운용이익률이 저하돼 수익성이 악화, 골머리를 앓게 된다. 특히 고금리 확정형 상품비중이 높거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할 때 그 타격은 더욱 심화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과거에 확정 고금리로 판매했던 보험상품 비중이 높은 생보사는 저금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에 덜 민감한 상품을 판매하거나, 신계약의 경우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것도 상품의 금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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