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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치는 검은 인간들과 대위법...오원배 2년만의 신작전

등록 2019.10.17 16: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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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갤러리서 18일부터 39점 전시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오원배 작가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오원배 : 인간-비인간 그리고 대위법 형식의 조형언어'개인전을 열고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2019.10.17.hyun@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오원배 작가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오원배 : 인간-비인간 그리고 대위법 형식의 조형언어'개인전을 열고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오원배는 경험주의자다. 그는 체험의 육화가 내면화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미적형식으로 표현되기 어렵다고 믿는다."(김연재 미술관학 박사)
 
1953년 인천 출생으로 불행했던 한국 근현대사를 체험했던 오원배(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명예교수)화백은 인간 소외와 실존의 문제를 다룬다. 인체의 저항적 몸부림을 그로테스크하게 담아 '내면 풍경화'로 풀어낸다.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대상들은 "자아의 실존적 고민이 현현(顯現)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겪는 실존적 고통, 즉 고독, 불안, 소외, 허무 등을 향해 응시하면서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생명력을 지닌 인물화로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와 현실을 반영해왔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마주한 인간의 존재를 보여준2017년 개인전 이후 2년만에 신작 전시를 연다.

18일부터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오원배 : 인간-비인간 그리고 대위법 형식의 조형언어'를 주제로 개인전을 펼친다. 

 2017-2019년에 제작한 회화 39점을 선보인다.

인체의 역동적인 제스처를 통한 인간의 실존, 소외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이와 함께 일상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특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 자신의 내면을 형상화한 자연물과 인공물을 함께 담아 오늘날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시대의 모습과 현상을 대변한다.


【서울=뉴시스】오원배, Untitled, 2019, Printing ink, pigment on paper, 259x388cm

【서울=뉴시스】오원배, Untitled, 2019, Printing ink, pigment on paper, 259x388cm



 특히, 서로 다른 주제와 소재들 간의 변주를 위해 음악 용어인 대위법(對位法)을 사용했다.

  작가는 "사회 제도의 메커니즘에서 개인이 겪게 되는 미묘한 심리적 갈등(소외)을 다룬 주제 의식은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방법론으로 대위법적 형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대위법은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선율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작곡 기술로서 인간의 수학적 이성을 음악적 감성과 결합시키는데 필요한 촉매제다.
 
검은 인체들 사이에 식물이나 꽃 등의 자연물 또는 기하학적 형태의 인공물이 배치되어 "여러 파트의 독립된 주체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된 무대를 구성하는 듯"하다.독립된 요소들이 하나로 합쳐져도 또 다른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 가변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그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자연물은 색채와 형태적인 면에서 야성적이다.

전시 도입부인 1층에는 가로 3m 88cm의 대형 작품인 'Untitled'(2019)가 눈에 띈다. 불확실한 블록 형태의 구조물을 배경으로 역동적인 몸짓의 두 인물의 신체가 마주하고 선풍기, 수도꼭지, 방독면, 소화기, 의자, 트럼펫, 주차금지 고깔 등 일상의 사물들이 규칙성 없이 흩어져 있다. 이 혼돈의 상황은 작가가 바라본 현대 사회의 모습을 대변한다.

【서울=뉴시스】오원배, Untitled, 2019, Pigment on paper, 97x72cm (each)

【서울=뉴시스】오원배, Untitled, 2019, Pigment on paper, 97x72cm (each)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대상을 표현함에 있어 높은 위치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시점을 사용하는데, 이는 인간이나 사물의 면면을 볼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인간의 제스처를 긴장감 있게 보여준다.

화면의 묵직한 느낌의 색채와 힘 있고 거침없는 붓 터치의 표현도 돋보인다.작가는 주로 유성의 판화 잉크(Printing ink)와 안료(Pigment)를 사용한다. "그동안 작품에 사용한 색채 중에는 검정색이 가장 많은데, 판화 잉크를 사용함으로써 침잠되고 깊이감 있는 표현을 하고자 한" 의도다.

끊임없이 드로잉을 해온 작가의 통달한 듯한 역동적인 인물 드로잉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몸짓이 강렬하고 생생하다. 결국 인간 실존은 '살기위한 몸부림, 끊임없는 움직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오원배.Untitled, 2018, 2019, Printing ink, pigment on paper, 97x72cm (each)

【서울=뉴시스】오원배.Untitled, 2018, 2019, Printing ink, pigment on paper, 97x72cm (each)


오원배 화백은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를 수료했다. 1984년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1등상, 1985년 프랑스 예술원 회화3등상, 1992년 올해의 젊은 작가상, 1997년 제9회 이중섭 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인천문화재단, 금호미술관, 소마미술관, OCI미술관, 동국대학교, 원광대학교, 경주통일전, 인천 지하철 문화예술회관역, 전등사, 정토사, 해인사,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법무법인태평양, 조선일보사, 프랑스 문화성, 파리국립미술학교,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11월17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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