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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초라했다

등록 2019.10.17 22:03:49수정 2019.10.17 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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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판 부진으로 눈앞에 둔 정규시즌 우승 날려

PS 앞두고 분위기 전환 실패…PO에서 키움에 밀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염경엽(왼쪽) 감독이 5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득점을 내지 못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SK 최정의 모습을 보고 있다. 2019.10.1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염경엽(왼쪽) 감독이 5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득점을 내지 못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SK 최정의 모습을 보고 있다. 2019.10.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SK 와이번스의 2019시즌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초라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이루지 못한채 일찌감치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했다.

SK는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신한은행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0으로 패배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시즌 막판 부진으로 눈앞에 둔 정규시즌 우승을 두산 베어스에 내준 SK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정규시즌 3위 키움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내줬다.

지난해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SK의 올 시즌 출발은 화려했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다투던 SK는 지난 5월30일 1위로 올라선 이후 4개월 동안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위 다툼을 벌이던 두산, 키움과 격차를 벌리면서 6월 말부터는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70승, 80승을 가장 먼저 달성한 것도 SK였다.

김광현, 앙헬 산체스, 헨리 소사, 박종훈, 문승원으로 이어진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워 순항을 이어갔다.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 등 젊은 투수들이 버틴 불펜도 탄탄했다.

하지만 9월부터 투타 동반 부진 속에 선두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좀처럼 부진을 끊어내지 못한 SK는 후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한 두산의 추격을 허용했다.

SK는 두산과 같은 88승 1무 55패로 정규시즌을 마쳤으나 상대전적에서 7승 9패로 밀린 탓에 정규시즌 우승을 두산에 헌납했다.

정규리그 80승에 선착하고도 정규리그 우승을 놓친 것은 SK가 최초였다. 지난해까지 양대리그 체제였던 1999~2000년을 제외하고 정규시즌 80승의 선착한 팀의 정규리그 우승 확률은 100%(15번 중 15번)였다.

동률을 이루고도 상대전적에서 밀려 1위를 놓친 것 또한 SK가 처음이었다.

SK는 온갖 불명예 기록을 다 써내며 상실감을 떠안은채 정규시즌을 2위로 끝냈다.

SK는 플레이오프까지 2주 동안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애썼다. 염경엽 SK 감독은 정규시즌을 마친 직후 전체 선수단과 4시간 동안이나 미팅을 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하지만 SK는 플레이오프에서 투타 엇박자 속에 3연패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잔뜩 기세를 끌어올린 키움의 상승세를 누르기 위해서는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투수진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0-3으로 패배했다.

타선이 정규시즌 막판의 부진을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산발 6안타를 쳤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찬스 상황에서 시원한 적시타도 터지지 않았다. 9월 한 달 동안 득점권 타율 0.209에 머물렀던 모습 그대로였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즈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시작 전 SK 염경엽 감독이 인터뷰하고 있다. 2019.10.1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즈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시작 전 SK 염경엽 감독이 인터뷰하고 있다. 2019.10.17.  [email protected]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타선이 홈런 세 방을 포함해 대거 7점을 몰아치며 살아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운드가 문제였다. 앙헬 산체스가 4이닝 10피안타(1홈런)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고, 불펜진마저 흔들리면서 7-8로 졌다.

흐름을 내준 SK는 3차전에서는 1-10으로 완패했다. 선발 헨리 소사가 3이닝 4실점한 뒤 불펜진이 줄줄이 무너졌고, 타선은 찬스 상황에서 유독 침묵했다. 수비 실책까지 나오면서 대패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해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SK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짙은 아쉬움을 삼켰다.

염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과 비교해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지나치게 정석대로 경기를 풀어간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염 감독은 1~3차전 선발을 예상대로 기용했고, 불펜 운용도 정규시즌과 똑같았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조금씩 늦는 모습을 보였다. 3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줬으나 효과는 없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투수로 최원태를 기용하고, 불펜 투수들의 보직을 정해놓지 않은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루 활용한 장정석 키움 감독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지난해 SK 단장으로 한국시리즈의 기쁨을 누렸던 염 감독은 사령탑으로서는 또 가을야구에서 씁쓸함을 삼키며 퇴장했다. 이번에는 과거 제자들에게 승리를 내줘 아쉬움이 더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던 염 감독의 가을은 늘 혹독했다.

2013년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넥센은 4위 두산에 2연승 뒤 3연패를 당해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2014년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넥센은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삼성 라이온즈에 무릎을 꿇었다. 염 감독은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2015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염 감독은 2016년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넥센이 4위 LG 트윈스에 1승 3패로 진 후 넥센 감독에서 자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진 사퇴를 선언한 것이 2016년 10월17일이었다. 정확히 3년 뒤 염 감독은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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