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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37% "집에서 놀이터 멀어"…"아동시설을 놀이공간으로"

등록 2019.10.18 10:00:00수정 2019.10.18 10: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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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권리 저해요인 물었더니…"놀 공간 없어"

전문가 "놀이적 요소, 아동시설에 반영해야"

복지부 "놀이혁신 지자체에서 사업 지원"

【세종=뉴시스】국제구호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의 놀권리 옹호사업을 통해 놀이시설이 개선된 경북 의성군의 안계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2019.10.18. (사진=김윤섭/세이브더칠드런 제공)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국제구호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의 놀권리 옹호사업을 통해 놀이시설이 개선된 경북 의성군의 안계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2019.10.18. (사진=김윤섭/세이브더칠드런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초등학교 3~6학년 아동 10명 중 4명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규정한 놀 권리를 막는 원인으로 놀이터 등 놀이 공간 부족을 꼽았다. 놀 권리 보장을 위해선 부모의 인식 개선만큼이나 놀이 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보건복지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개최한 '놀 권리 성장 포럼'에서 세종대 사회복지학과 박현선 교수는 지난 5년간 지역 놀이 사업 유형을 분석한 '놀이가 바꾼 아동과 지역사회'를 발표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축·신축한 놀이 공간을 이용중인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아동 592명 등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놀이권 저해요인'을 물었더니 37.2%(응답자 551명 중 205명)가 '집에서 놀이터가 너무 멀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재밌게 놀만한 공간이 없어서'라고 한 아동도 32.4%(550명 중 178명)였다.

'게임기 등 놀잇감이나 놀 거리가 부족하다'는 응답률은 29.3%(552명 중 162명)였으며 26.0%(550명 중 143명)는 '놀 시간이 없어서', 21.0%(552명 중 116명)는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 13.3%(550명 중 73명)는 '부모님이 놀이는 공부에 방해된다고 하셔서'라고 답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는 모든 아동이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런 권리는 놀이 시간 부족이나 부모의 부정적 태도보다 놀이터 접근성이나 공간 부족이 문제라는 게 아동들의 생각이다.

아동 권리 실현을 위해 120여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14년부터 '놀이터를 지켜라' 캠페인 중 하나로 농어촌 지역사회 놀이 공간을 신축·개축하고 2017년엔 학교 유휴 공간을 놀이 공간으로 개선하는 등 놀 권리 옹호 사업을 펼쳐왔다.

이번 조사는 사업 참여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을 대상으로 했는데, 공간 부족 인식은 비참여지역 아동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사업 참여 아동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놀이 활동을 통한 변화를 묻자 91.4%는 "놀이를 통해 행복해졌다"고 답했으며 90.2%는 "친구 관계가 향상됐다"고 했다. '친구가 많아짐'(82.5%), '스트레스가 해소됨'(81.2%), '건강해짐'(81.0%), '자신감이 향상됨'(76.4%) 순이었다.

놀이 사업이 참여 아동들의 생활시간 및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분석했는데 아동에 대한 방임 시간은 줄어들고 지역사회와 학교 등에서 아동의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박현선 교수는 "아동시설에 대한 '놀권리 인증제'와 같이 자유 놀이와 쉼, 여가 등의 놀이적 요소가 공간 자체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아동시설의 놀이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우선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간평가지표 개발과 제도적 활용방안 등이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 디자인 나눔관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선 '그간 민간 주도로 진행된 놀 권리 보장 사업의 모형과 성과가 향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통해 어떻게 제도화되어 확산될 것인지'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복지부 성창현 아동복지정책과장은 "향후 지역 놀이 정책 콘퍼런스를 개최하여 놀이혁신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놀이혁신의 의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선도지역으로 선정해 지원하는 등 놀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원 기업인 코오롱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무국 신은주 부장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김정식 상무는 '놀 권리에 주목해 후원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 기대되는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양성일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오늘 논의한 결과는 향후 정부가 놀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서 소중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놀이 정책은 사회 전체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만큼 정부는 앞으로도 민간단체와 함께 놀이 관련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전문가와 현장의 지혜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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