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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딜 의회 부결시 조기총선설…존슨, 큰그림 그리나

등록 2019.10.18 22: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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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19일 표결 부결시 곧바로 조기총선 추진 예상

집권 보수당, 총선시 민생 강조하며 과반 확보 주력할듯

총선 확정되면 이르면 11월 말 투표

 【브뤼셀=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큰 웃음을 지으며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새로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남은 단계는 19일 영국 하원의 표결이다. 2019.10.18.

【브뤼셀=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큰 웃음을 지으며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새로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남은 단계는 19일 영국 하원의 표결이다. 2019.10.18.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19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영국 정치권에서 조기 총선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의회 공지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현지 시간으로 오전 9시 30분(한국 시간 19일 오후 5시 30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연설을 시작으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하원은 지난 17일 EU 정상회의에서 승인된 새 브렉시트 합의안을 놓고 표결할 예정이다. 영국과 EU 협상팀은 이번주 막판 협상 끝에 '북아일랜드 이중 관세 체계'를 골자로 한 새 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의회 표결에서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의회 과반 장악력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하원은 전체 650석이다. 하원의장 등 표결권이 없는 의원들을 제외하면 안건 통과에 필요한 실질적 과반은 320석이다. 현재 표결권이 있는 보수당 의석은 287석이다. 연립정부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가진 10석을 다 합쳐도 과반에 크게 못미친다.
 
DUP는 합의안 지지를 거부하고 나섰다. 연방주의 성향으로 영국 전체의 완전한 브렉시트를 추구하는 DUP는 북아일랜드를 사실상 EU 관세 동맹에 남긴다는 합의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의 지도부 역시 이미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브렉시트 내란으로 지난 9월 보수당에서 제명된 의원들, 노딜(합의 결렬)만 피할 수 있다면 합의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노동당 의원들, 노동당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의 선택이 표결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19일 표결 결과와 관계없이 의회 신임 재고 차원에서 조기 총선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존슨 총리가 나서서 이르면 21일 조기 총선을 요청할 수 있다고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존슨 총리는 9월에도 조기 총선을 추진했지만 확정에 필요한 하원 3분의 2 지지를 얻지 못했다. 야권은 이후 합의안이 마련돼 노딜 브렉시트만 배제된다면 조기 총선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총선이 열릴 경우 존슨 총리는 정부가 돌파구를 마련했음에도 야권이 브렉시트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며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보수당에 과반 의석을 안겨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전망이다.
【브뤼셀=AP/뉴시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양측은 브렉시트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9.10.17

【브뤼셀=AP/뉴시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양측은 브렉시트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9.10.17

존슨 총리가 EU와의 새 합의안을 마련해 노딜 브렉시트 우려를 불식시킨 만큼 보수당으로서는 교육, 의료, 치안 같은 국내 문제에 집중한 선거 공약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 총리는 17일 EU 정상회의 연설은 물론 이주 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개원 연설을 통해서도 3년 반 가까이 끌어온 브렉시트를 완수하고 민생에 집중할 때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BBC방송은 보수당이 이달 초 당내 활동가들을 상대로 배포한 전단에 총선을 치를 경우 극우 성향의 브렉시트당을 지지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브렉시트가 연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DUP의 새미 윌슨 대변인은 18일 DUP가 의회 표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을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차라리 합의안이 부결돼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경우 존슨 총리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당이) 큰 과반을 확보하면 더 적극적인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일 투표는 게임의 끝이 아니다. 정부 입장에겐 현재로선 어렵지만 총선 이후라면 가능한 일들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조기 총선이 확정되면 의회가 선거일로부터 근무일 기준 25일 전에 해산돼야 한다는 법에 따라 최소 5주 뒤 투표가 실시된다. 이달 21일 총선이 소집된다면 이르면 11월 28일로 선거날짜가 잡힐 수 있다.
 
조기 총선이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여론이 극심하게 분열된 상황에서 존슨 총리가 무리하게 총선을 밀어붙일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독립연구단체 영국선거연구소(BES)는 영국 유권자 49%가 최근 3개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모두 다른 정당에 투표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영국 정치 역사상 유권자들의 변덕이 가장 심한 시기 섣부른 정치적 계산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영국 의회가 19일 합의안을 승인한다면 브렉시트는 예정대로 이달 31일 이행된다. 합의안이 부결되면 존슨 총리는 의회의 강제에 따라 EU에 내년 1월 31일로 탈퇴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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