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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아베와 구체적 얘기 안 할 듯…한일 대화 촉진이 목표"

등록 2019.10.2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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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면담에 온 신경 가 있어"

"구체적 얘기나 합의 나오긴 힘들어"

"대화 촉진 분위기 만드는 게 목표"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즉위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10.23. (사진=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즉위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10.23. (사진=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email protected]

【도쿄=뉴시스】김지현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면담에서 한일갈등 현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거나 합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면담의 목표는 한일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리는 24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면담을 한다. 면담 시간은 '10분+α'로 강제징용, 수출규제, 지소미아 등 첨예한 현안 논의보다는 한일관계 개선 의지 표명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 총리는 지난 22일 숙소인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일본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신경은 온통 모레 아베 총리 면담에 가 있다"며 "상황이 어떤지 이미 다 알고 왔으니 드라마틱하게, 단 말 몇 마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최대한 대화가 더 촉진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그것이 이번 목표"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아베 면담 내용과 관련해선 "별로 공개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부 다 아이디어, 이렇게 하면 안 되나 저렇게 하면 안 되나 하는 것이다. 또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안 가고 '그냥 어떻게든 해 봅시다' 이렇게 끝날 수도 있다"며 "특히 아베 총리와는 구체적인 얘기가 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구체적 얘기가 없다면 10분 면담도 긴 게 아니냐'는 지적에 "한국 사정을 모르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제안의 맹점, 한국에서 왜 받아들이기 어려운가 하는 설명을 해 줄 수는 있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를 받기는 어렵다, 당신들이 주장하는 것과 한국의 생각은 뭐가 다른가 설명은 할 수 있겠다. 그 정도지 거기서 무슨 합의가 되거나 나갈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AP/뉴시스】나루히토(徳仁) 일왕이 22일 즉위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즉위 의식 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即位礼正殿の儀)를 치르고 있다. 2019.10.22

【도쿄=AP/뉴시스】나루히토(徳仁) 일왕이 22일 즉위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즉위 의식 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即位礼正殿の儀)를 치르고 있다. 2019.10.22

이 총리가 '아이디어'를 언급한 점으로 볼 때, 이번 방일에 앞서 특사가 극비 방일해 징용 판결 배상안 관련 제안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으로 한국이 제시한 '1+1'(한일 기업의 자발적인 기금 출연) 방안이 거절돼 새로운 제안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소위 '1+1+α'로 한국 정부가 배상에 참여하는 방안이 대두됐다.

이에 그동안 일본 기업이 먼저 배상금을 지급하고 한국 정부가 보전해주거나, 한국 정부가 배상하고 일본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돼 왔다. 다만 이 총리는 한국 정부가 배상에 관여하더라도 '일본 기업은 배상금이나 위자료를 1원도 낼 수 없다'는 입장은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강제징용 배상 책임이 일본 기업에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결 취지이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전날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 의식 및 궁정연회에 참석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연회에서 나루히토 일왕과 만나 "브라질에서 본 이래 다시 뵙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열린 제8차 세계물포럼에 참석, 나루히토 당시 왕세자를 만나 짧게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또 궁정연회에서 아베 총리와 조우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가) '모레 만납시다' 그래서 '모레 잘 부탁한다' 이렇게 했다"고 전했다.

일왕 즉위 의식 참석 차 일본을 방문 중인 이 총리는 23일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회장,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을 광범위하게 만나 한일 우호관계 의지를 피력한다. 또 일본 젊은이들과 대화, 한일 문화교류 현장 방문 등 일본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한일 우호관계의 중요성을 알린다. 저녁에는 아베 총리 부부 주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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