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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괴 제거' 영화처럼 상세묘사한 트럼프…"투머치" 비판

등록 2019.10.28 11: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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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세부 묘사, 얻는 것보다 피해가 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외교 리셉션 룸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 작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2019.10.2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외교 리셉션 룸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 작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2019.10.27.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 수괴 알 바그다디 사망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그가 작전 진행 과정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세부사항을 언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IS 급습에 대해 얼마나 지나치게 수다를 떨었나(How Trump gabbed too much about the ISIS raid)'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은 비판을 전했다.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8대의 헬기를 통한 미 병력 수송을 비롯해 부비트랩을 피하기 위한 입구 우회 및 건물 벽 폭파 등 과정을 상세히 늘어놨다.

그는 또 벽이 무너지던 상황에 대해선 투입 병사들의 보고 내용을 "'벽이 무너졌다', '우리가 붙잡았다', '두 사람이 나온다, 손들어'"라고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 시간은 48분을 넘었다.

IS 격퇴 캠페인 초기에 중동 수석특별작전사령관을 지낸 마이클 내거타 퇴역 육군 중장은 폴리티코에 "작전개념이 없는 사람들이 작전을 묘사하기 시작하면 언제나 좀 예민해진다"고 지적했다.

내거타 전 중장은 이어 "이는 좋은 이야기고,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은 이해한다"면서도 "(이를 말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예측 불가능하고 미미하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익명의 전직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정도의 세부적 정도까지 (묘사해) 들어간 데 놀랐다"고 심경을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표 도중 바그다디의 세부적 위치를 확인한 과정에 대해 "그들은 더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세계 어느 누구보다도 인터넷을 잘 사용한다"고 발언한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내거타 전 중장은 이에 대해 "왜 그걸 언급하나"라며 "적들이 우리 정보체계에 대해 역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데드 엔드', 즉 '막다른 골목'을 언급한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데드 엔드'에 대해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게 있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조치했다"라고 언급했다.

익명의 전직 특수작전사령관은 이에 대해 "적들은 우리가 탐지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이를 어떻게 수행하고 얼마나 능숙한지 대해선 모르며, 우리도 그들이 모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미 병력 수송을 위해 동원된 헬리콥터 대수를 공개한 사실과, 부비트랩을 피하기 위해 정문을 우회했다는 설명 역시 문제시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정보병력 및 특수작전병력으로 일했던 에릭 로빈슨은 폴리티코에 "(작전에 필요한) 항공기 수와 (진입로) 폭파 방법은 특수작전병력이 고생 끝에 개발하고 배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상작전 시간을 특정한 것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대략 2시간 동안 작전구역에 있었다"고 발언했는데, 해당 발언을 통해 적대 세력이 미 병력의 지상 전투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작전 종료 후 헬리콥터가 동일한 경로로 철수했다는 발언도 비판을 받는다. 내거타 전 중장은 "헬리콥터를 이용한 출발과 도착은 매우 위험하다"며 "작전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을 누군가가 공공연하게 말한다는 발상, 그 위험은 스토리텔링의 가치를 넘어선다"고 했다.

또 다른 특수작전사령관은 폴리티코에 "솔직히 대체 왜 그걸 말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만약 우리가 (다른 작전에서) 같은 접근과 대피를 할 경우 헬리콥터가 격추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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