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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버럭 강기정' 李총리 사과에 재개…예산 공방은 계속(종합)

등록 2019.11.07 18: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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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李총리, 정부 대표로 예결위 파행 사과해야"

李총리 "감정절제 못해 파행 제공…온당치 않아"

한국당 주광덕 "진심 어린 사과, 아름다운 장면"

강기정 갈등 소강국면…513조 예산 놓고는 공방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1.07.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 당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고성과 삿대질로 촉발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 파행 사태가 7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당초 야당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예결위에 출석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여당은 강 수석이 운영위에서 이미 사과했을 뿐만 아니라 비서실장 출석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맞서왔다.

결국 전날 비경제부처에 대한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예결위 전체회의는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무산됐고 야당은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무총리에게라도 사과를 받겠다고 예고했다.

예결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예고한대로 이날 회의 개의와 동시에 이 문제로 포문을 열었다.

지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어제 유감스럽게도 예결위 비경제부처 질의가 파행됐다"며 "그 이유는 야당에서 요구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참석과 사과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운영위에서 있었던 일을 왜 예결위에서 얘기하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라며 "세금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심사하려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 대한 존중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회의에 출석한 이 총리를 향해 "이 정부의 가장 대표격이신 총리께서 예결위 파행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민께 한 말씀해주시고 시작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도 "어제 대통령 비서실장 출석 문제로 예결위가 파행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그런 사태는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저항권의 관례였다는 뜻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에서는 관행을 들어 비서실장 불참을 양해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번 경우는 사안이 매우 엄중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강 수석의 당시 태도에 대해 "대한민국 헌정사에 처음있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정무수석을 즉각 경질하고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도 국민께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에 대해 총리께서 정부 대표로서 정중히 사과한 후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가 정상적으로 개최된 데 대해서는 다행이라면서도 두 차례의 예결위 파행과 야당의 비서실장 출석 요구에는 여전히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국무위원들이 장시간 대기하다가 예결위가 열리지 않게 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운영위에서 충분한 사과가 이뤄졌는데 예결위에서 또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비서실장) 출석과 관련해서도 관례와 관행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서실장의 경우 첫날 오전에 출석하고 이후에는 출석한 게 거의 없다"며 "관례와 관행에 맞지 않으면 정치 공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1.07.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여야 간사들이 의사진행발언을 마치자 이 총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당사자가 이미 깊이 사과를 드린 것으로 알지만 저의 생각을 하문하셨기 때문에 답을 드리겠다"며 "정부에 몸 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사과에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오늘 멋지고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며 이 총리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여러 가지 저보다는 훨씬 높은 경륜과 정치적,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어서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정치 선배로서 오늘도 역시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아주 스마트하게 죄송한 마음을 표현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의 마음가짐과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 표명이 어떤 질의와 답변보다도 정치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국민이 보고싶어 하는 가장 아름다운 멋진 장면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며 소회를 다시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정부 사람들이 국회에 와서 임하다 보면 때로는 답답하고 화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정부에 몸 담은 사람의 도리이고 더구나 국회 운영에 차질을 줄 정도가 됐다는 것은 큰 잘못이었다고 본다"고 재차 자세를 낮췄다.

이 총리의 사과로 강 수석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는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날 다시 재개된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야는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초슈퍼' 예산안을 놓고 또 한 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통해 경제의 어려움을 선제적으로 극복해나간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총지출 규모가 3년 연속 증가했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와 정부가 홍보하는 경제의 차이가 굉장히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태옥 의원도 "현 정부가 경제정책 실패와 실정을 메우기 위해 무리하게 재정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예산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국가 성장률이 떨어지니까 현금을 살포해서 경제 성장률 2%를 떠받치려 한다"고 질타했다.

반면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국가채무비율) 40%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확장적 재정 정책을 과감하게 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나 생각든다"며 "자꾸 (내년도 예산을) '슈퍼 예산'이라고 하는데 무모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맹성규 의원은 "내년도 예산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느냐, 낭비적·선심성 요소가 없느냐 두 가지가 큰 쟁점이 될 것 같다"며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출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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