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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원석 "죄민수 시절 인기 그립지 않아요"

등록 2019.11.10 13: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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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수로 제2의 삶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24.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한때 개그계를 휩쓸며 승승장구했다. 2007년 MBC TV '개그야' 코너 '최국의 별을 쏘다'에서 영화배우 최민수(57)를 패러디한 '죄민수'로 스타덤에 올랐다. 온갖 허세를 부리며 "슈뤠기" "아무 이유없어" "피스" 등을 외치면 남녀노소 박장대소했다. '폭탄머리'와 빨간 바지에 치렁치렁 걸친 은 목걸이가 트레이드마크다. 1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개그맨 조원석(42)보다 죄민수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초반에 방송할 때는 주목 받지 못했다. 두세 달 정도 있다가 죄민수 캐릭터가 알려졌는데, 대중들에게 낯 익은 얼굴이었으면 파급효과가 크지 않았을 거다. 지금은 죄민수의 모습이 익숙하다고 하지만, 그때는 다들 '저런 사람이 있느냐'면서 놀랐다. 내가 KBS에서 처음 '옥동자' 정종철을 본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마치 게임, 만화 속 캐릭터가 튀어나온 느낌이 들었다. 당시 예능물에 나가면 MC와 패널들이 내 얼굴로 10분 이상 이야기할 정도였다. 하하."

인기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과거에 갇혀 사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기 때문"이다. 좌우명이 '인생을 유지하자'라며 그렇지 못하면 "과거를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2000년 SBS 개그맨 시험을 봤지만 떨어졌다며 "당시 붙은 친구는 크게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난 3년 뒤 SBS 개그맨 합격 후 MBC로 건너가 활약했고, 2007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죄민수'로 우수상을 받았다. 그런데 그 친구는 계속 2000년도에 머물러 있더라"라면서 안타까워했다.
[인터뷰]조원석 "죄민수 시절 인기 그립지 않아요"

물론 '예전 모습이 더 보기 좋다'며 '살을 왜 이렇게 많이 뺐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다. "과거에는 살고 싶은 대로 살았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몸이 시키는 대로 살았다"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살을 뺀게 아니다. 바른 생활을 하니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고 귀띔했다.

조원석은 지난해 6월9일 술을 끊기로 마음 먹었다. 원래 독실한 불교인이었지만, 기독교로 개종한 뒤 매일 새벽 기도를 다닌다. 네이버 블로그 '조원석의 바보일기'에서 하루하루 느낀 감정을 적으며 자신을 돌아본다. "'1000일만 술을 마시지 말자'고 결심했다"며 "이전에는 새벽까지 술 먹고 낮까지 잠을 자곤 했는데, 이제 새벽 5시 일어나 교회를 가야 하니 오후 10~11시에 잠을 잘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과거 인기에 취해 여러 번 구설에 오른 탓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예전에 내가 가진 것들을 감사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며 "요즘은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24.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조원석은 트로트가수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2007년 죄민수로 인기를 끌면서 우연히 트로트앨범 '고독한 남자'를 발표했다. 2년 뒤인 2009년 어느 노래 강사가 부르면서 입소문이 났고, 2010년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5집 '여우야', 올해 8월 2집 '또 다른 시작'을 발표했다. 2집 타이틀곡 '됐다 그래'는 조원석이 작사, 반복적이고 쉬운 멜로디와 중독성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트로트가수로 활동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다. 히트곡이 없으면 신인가수니까. 예전에 이경규 선배와 예능을 많이 했는데, '방송을 오래하고 싶으면 노래를 하라'고 조언해줬다. 당시 내가 예능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해 다른 일을 하라는 줄 알고 탐탁지 않게 받아들였다. 요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이경규 선배가 말한 뜻을 알게 됐다. 죄민수 만큼은 아니지만, 개그맨으로 활동할 때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 예전에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하는 개그맨을 '개가수'라고 부르지 않았느냐.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24.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조원석은 개그맨의 활동 영역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만 한정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구봉서 선생님이 대한민국 코미디 영화를 다 할 때가 있었다. 극장 쇼에서 노래와 춤을 추는 개그맨도 많았다. 송해 선생님도 가수로 출발했다"며 "20년 전 쯤부터 '개그콘서트' 등이 생겨나면서 마치 관객을 앞에 놓고 콩트만 하는 게 개그맨이라고 생각하더라. 개그맨들의 활동 영역이 정말 넓은데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개 코미디물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개그콘서트'가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몇 년 동안 시청률 5~6%대로 침체기가 계속됐다. 반면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10~20분 정도의 짧은 콘텐츠가 각광 받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코미디는 존재해왔다. 지금 공개 코미디가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지 못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옹알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그 그룹이 됐고, SBS TV '웃찾사' 출신 몇몇 후배들은 구독자 1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버가 됐다. '개콘' '웃찾사'에서만 웃기는 게 개그맨이 아니다. 훨씬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느냐. 개그맨들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고 하는데, 요즘이 전성기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24.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조원석은 "재미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개그맨들의 수명이 짧은데, "대중들의 기호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는 게 연예인들의 숙명"이라고 짚었다.

"하루 연습 안 하면 내가 알고, 이틀 안 하면 주변, 사흘 안 하면 관객이 안다고 하더라. 개그 무대를 준비할 때도 매일 웃음을 주기 위해 연구했지만, 노래도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미 대중들에게 웃음을 줘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노래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과거 세상에 불만투성이였는데, 내년쯤 여자친구와 결혼해 가정도 꾸려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재미를 주는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보면 기분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24.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어나더 뉴 스타트(Another New Start)'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중인 개그맨 조원석이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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