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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멈포드 앤 선즈 "아빠와 아들들? 4명의 형제들이에요"

등록 2019.11.12 10: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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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로베트, e-메일 인터뷰

결성 12년 만, 15일 홍대 무브홀서 첫 내한공연

왼쪽부터 벤 로베트, 마커스 멈포드, 윈스톤 마샬, 테드 드웨인 (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왼쪽부터 벤 로베트, 마커스 멈포드, 윈스톤 마샬, 테드 드웨인 (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멈포드 앤 선즈는 '아빠와 아들들'이라기보다는 4명의 형제들이었어요. 오프닝 공연 몇 개로 그칠 줄 알았는데, 그 이상으로 공연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죠. 상황이 점점 좋아지면서 우습게도 이름을 바꿀 기회를 놓쳐버린 거예요."

영국 밴드 '멈포드 앤 선즈(Mumford & Sons)'는 '유사 가족' 형태다. 서로를 형제처럼 느껴 장난처럼 지은 팀 이름이 굳혀졌다. 각자 밴드에서 활약하던 멤버들이 '가족 사업'이라는 개념을 떠올리면서 결성했다. 자신이 쓴 곡을 갖고 있던 마커스 멈포드(보컬·기타·드럼·만돌린)가 간절히 밴드를 만들고 싶어한 마음도 투영됐다.

멈포드 앤 선즈 멤버 벤 로베트(보컬·키보드·아코디언·드럼)는 한국의 공연기획사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를 통한 e-메일 인터뷰에서 "종종 밴드 이름에 대해 후회도 들어요. 하지만 이건 그냥 이름일 뿐"이라며 초연했다.

2007년 결성된 멈포드 앤 선즈는 멈포드와 로베트 외에 윈스톤 마샬(보컬·반조·도브로), 테드 드웨인(보컬·베이스·드럼·기타)으로 구성됐다.

2009년 첫 앨범 '사이 노 모어(Sigh No More)'로 브릿어워드 '올해의 앨범' 부문을 받았다. 2년에 걸쳐 그래미 어워드 신인상과 주요 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데뷔 초반부터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두 번째 앨범 '바벨(Babel)'은 발매 첫 주에 UK 앨범 차트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를 만큼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2013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 부문과 브릿 어워드 '최우수 영국 그룹' 부문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로베트는 '바벨'은 '사이 노 모어'의 형제 앨범이라고 했다. "저희가 길 위에서나 밴 뒷자리에서 많은 곡을 쓰는 것처럼, 이 앨범에서도 같은 악기를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많은 곡을 썼죠. 저희는 작곡가, 공동작업자, 연주자로서 발전했어요. 이러한 이유들 덕분에 더 나은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멤버 모두가 노래를 하고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 보컬이나 악기 파트를 정하는 기준은 따로없다.

 로베트는 "그냥 자연스럽게 나와요, 마커스가 특출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의 항상 리드 보컬을 담당하지만, 악기에 관해서는 좀 다른데 저희는 누가 어떤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정해 놓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만약 한 명이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면 (그리고 그 사람이 그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이 직접 녹음하기도 하죠."

멈포드 앤 선즈의 음악을 얘기할 때 밴조와 만돌린 등 전통 악기를 빼놓을 수 없다. 포크 뮤직, 록, 팝, 컨트리 등 전통적인 장르 구분이 편하지 않다는 로베트는 "저희가 밴드를 시작했을 때 그냥 이 악기들에 관심이 있었어요. 만약 멈포드 앤 선즈가 5년 일찍 시작했다면, 저희는 펑크 밴드가 될 수도 있었다"고 여겼다.

【서울=AP/뉴시스】 멈포드 앤 선즈

【서울=AP/뉴시스】 멈포드 앤 선즈

밴조와 만돌린 등 전통 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포크 록 사운드로 인기를 누렸던 멈포드 앤 선즈는 2015년 세 번째 앨범 '와일더 마인드(Wilder Mind)'에서 밴드의 정체성으로 여겨지던 어쿠스틱 악기를 과감히 배제한다. 신시사이저와 일렉 기타를 도입해 변화된 사운드를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발표한 앨범 '델타(Delta)'에서는 민속 악기를 사용한 초기 사운드와 일렉트로닉과 랩, 재즈적 요소를 조화시켜 전작과 차별화되는 사운드를 선보였다. 이 앨범 또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로베트는 앨범 제작자인 폴 엡워스가 음악적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모든 종류의 음악을 참조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와일더 마인드'에서 저희가 참고한 음악은 매우 적었지만 '델타'는 클래식부터 댄스 뮤직까지, 헤비 록에서 R&B 그리고 현대음악까지 정말 다양하게 들었죠."

지난 몇 년 동안은 드럼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단다. 멤버 모두가 드럼을 조금씩 연주할 줄은 알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밴드에는 드러머가 없다. "종종 드럼 루프를 설치하고 함께 연주하는 걸 좋아해요. 앞으로 더 많이 할 것 같아요."

멈포드 앤 선즈는 결성 12년 만인 15일 오후 8시 홍대 무브홀에서 마침내 첫 내한공연한다. 세계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나섰으나 그 동안 내한 공연이 성사되지 않아 국내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해외에서 거물급 밴드로 통하지만 국내에서는 마니아 층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팀이라 공연장은 크지 않다. 그러나 분명 업계에서는 회자될 이번 공연에서 '더 크레이브' '리틀 라이온 맨' 등 멈포드 앤 선즈의 대표곡들을 들을 수 있다.

"공연은 고사하고 저희 중 누구도 한국에 가 본 적이 없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걱정 반 기대 반의 심정이에요. 저희는 여행을 너무 좋아해요. 밴드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저희는 유년시절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새로운 것들은 너무도 많고, 한국에 오는 것도 저희의 새로운 모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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