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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재배당 후 첫 재판…"내년 안넘기겠다"

등록 2019.11.12 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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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찬 전 애경 대표 등, 한달만 재판속개

재판부 재배당 후 첫 재판…형사23부 배당

"지나친 법기술적 접근 국민 눈살 찌푸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유해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인명 피해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전직 회사 임원들과 지난 4월29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3.2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유해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인명 피해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전직 회사 임원들과 지난 4월29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3.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가혜 기자 = 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로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에 대한 재판을 맡은 새 재판부가 피고인 측에 "사회적 참사인 만큼 진지한 성찰을 토대로 법리를 따지라"고 거듭 당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12일 오전 10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 13명에 대한 1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재판부 재배당 후 첫 공판이다. 새 재판부는 이날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된 과정을 설명하고 향후 증인신문 등 계획을 세웠다.

이어 피고인들을 향해 "이 사건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참사로 피고인들 뿐 아니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이 재판에서 지나치게 법기술적으로 접근하면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테니 참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에 깔고 법리적 공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 사건은 중요사건으로 지정돼 있어 재판 준비 시간을 원하는 대로 드리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매주 화요일 재판을 진행하고 가능하면 4~5월에는 일주일에 두번씩이라도 진행해 내년 상반기 중에는 끝내려고 하니 내년을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후 재판부는 다시 한 번 각 피고인들에게  공소사실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히도록 했다.

안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사회적 참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면서도 "검찰은 공동제조자로 기소했으나 애경산업은 판매자로서 제조업체인 SK케미칼을 전적으로 신뢰했을 뿐 판매자로서 필요한 주의의무는 다 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이 사건을 옥시계열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적시했으나 두 업체의 제품은 성분 자체도 다르고 경쟁관계에 있어 공동목표를 세웠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공동정범의 범위를 넓게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들은 전반적으로 과실에 대한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부 피고인 측은 검찰이 일부 공소사실의 공소시효 만료를 회피하기 위해 두 사건을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설정한 것으로 이는 공소권의 남용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과실범의 공동정범 인정 여부는 재판부 역시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므로 법리적 공방을 계속하자"며 검찰에 법리보강을 요구했다.

한편 이 재판은 지난달 7일 13차 공판 이후 재판부를 바꿔 약 한달만에 재개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심리하던 같은 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의 요청에 재판부를 재배당했다.

법원 관계자는 재배당은 피고인들의 기피신청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앞서 안 전 대표 등 6명은 정 부장판사의 남편인 황필규 변호사가 현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비상임위원인 점을 지적하며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는 취지로 재판부 기피신청을 했지만 지난달 31일 각하됐다.

안 전 대표는 재임 기간 중인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CMIT 및 MIT 등을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전 대표도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CMIT 및 MIT 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사용해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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