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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김남구, 아시아나 빅딜서 같은 듯 다른 길

등록 2019.11.13 07:07:00수정 2019.11.13 08: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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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 박현주 회장, HDC와 함께 통큰 배팅으로 아시아나 우선협상자로

김남구 부회장, 애경에 인수금융만 제공..실리적 선택

증권업 큰 성공은 공통점..다만 승자의 저주 우려도

박현주-김남구, 아시아나 빅딜서 같은 듯 다른 길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최종 승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선정됨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그룹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의 같은 듯 다른 행보가 또 다시 조명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2조4000억~2조5000억 원대 인수가를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쟁자인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의 경우 2조원에 못미치는 금액을 최종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최종 승자로 박현주 회장의 통 큰 베팅 전략이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 한국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를 역전했기 때문이다.
 
박현주 회장과 김남구 부회장간의 대결은 그간 수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2015년에는 KDB대우증권 인수전이다. 당시 대우증권을 놓고 미래에셋과 한투증권이 격돌했는데, 결국 박 회장이 예상보다 높은 2조4000억원을 제시해 승리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이 현재 9조원이 넘는 자본금에 도달하게 된 초석이 세워진 딜이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5년 선후배로 시작해 성공한 오너 금융인으로서 비슷한 행보를 걸어온 박 회장과 김 부회장의 결정적인 차이는 승부사 기질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남구 부회장은 다음해인 2016년에는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배팅에 밀려 인수를 하지 못했다. 대신 김남구 부회장은 철저하게 실리를 선택해왔다. 덕분에 한투증권은 최근 수년간 매우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6년에는 영업이익 2985억원을 기록했고 2017년 6859억원, 2018년 6444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367억원, 5253억원, 499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5384억원의순이익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김남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아시아나 딜의 경우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인수 가격을 시장 예상보다 훨씬 높게 제시한데다 항공기 운용리스 계약 및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를 고려할 때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지켜보며 현대산업개발의 청사진 등이 공개된 이후 인수전 참여 회사간 득실을 따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와 경영을 어떻게 개선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다"라며 "시너지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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