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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①][인터뷰]안철우 교수 "당뇨병, 친구처럼 동행하세요"

등록 2019.11.13 07:00:00수정 2019.11.13 17: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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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명의(名醫) 안철우 "의사와 환자 신뢰, 치료의 시작이자 기본"

스트레스 호르몬→혈당 상승→콜레스테롤 합성…"균형 있는 생활해야"

올바른 식습관·적절한 운동·스트레스 해소…"당뇨 예방·치료 좋은 습관"

【서울=뉴시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서울=뉴시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당뇨, 친구처럼 동행하세요. 나무 대신 숲을 봐야 합니다. 긴 여정에 제가 늘 동행합니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당뇨병 진단을 받고 '지레 겁먹은' 환자들에게 이 같이 약속하며 새 삶을 선물한다. '당뇨병 환자와 충분히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는 안철우 교수는 지난 4일 뉴시스와 인터뷰 내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안 교수는 환자를 보는 마음이 각별하다. '호르몬 명의(名醫)'로 손꼽히는 그는 "당뇨병 환자의 절망과 좌절을 감내하는 것도 의사의 몫"이라고 운을 뗀 뒤 "의사와 환자의 신뢰가 당뇨병 치료의 시작이자 기본"이라고 말했다.



"어떤 환자는 혈당을 하루에 스무 번씩 측정합니다. 초초하거나 조급한 마음이 스트레스로 이어져 당뇨 조절이 오히려 안 돼요. 당뇨병을 좀 더 느슨하고, 유연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30년 가까이 당뇨병을 연구하고 치료해 온 안 교수는 '조급함' 대신 '균형 있는 삶'을 강조했다. 그는 균형 있는 삶의 지표로 '습관'을 꼽았다. 올바른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즐거운 취미와 마음가짐 등이 균형 있는 삶의 방식이자 당뇨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좋은 생활 습관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생성된 호르몬이지만, 분비된 후 스트레스를 이겨 내기 위해 혈당과 혈압을 높이고, 여러 가지 콜레스테롤을 합성해요. 이런 것들이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무조건 혈당을 떨어뜨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리는 게 중요하듯이, 당뇨병 환자들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나 불안감, 우울감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당뇨병 치료에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안 교수는 환자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의례적인 균형 있는 삶을 처방(?)만하지 않는다. 당뇨병 전문 치료 의사로서 병을 예방하는데 필요한 균형 있는 삶을 실천하는데 노력을 다한다.

안 교수는 10년 넘게 균형 있는 삶을 지켜오고 있다.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뒤 신문을 읽고, 5~10분가량 명상을 한다. 이후 피트니스센터에서 유산소·근력 운동을 1시간가량 한 뒤 출근한다.

또 영양소별로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반신욕을 즐긴다.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했던 안 교수는 일주일에 한 번 지인들과 연주도 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안 교수의 삶이 환자에게 처방했던 균형 있는 삶과 맞닿아 있다.

"'코르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은 인슐린 호르몬과 상극입니다. 이 호르몬이 많이 올라가면 인슐린 호르몬의 작용이 떨어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혈당과 혈압이 올라갑니다. 음악 감상 등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여러 가지 생활습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면 당뇨병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라도 관리만 잘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안 교수는 균형 있는 삶을 통한 관리와 의사와의 지속적인 소통이 치료법이라고 조언했다.

"당뇨병의 가장 큰 문제는 합병증입니다. 하지만 합병증이 없도록 관리를 잘하면 '일병장수'(一病長壽)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합병증 관리만 잘한다면 오히려 더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우울해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요."

치료한 환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를 묻자 안 교수는 "30년 넘게 혈당 조절을 꾸준히 하면서 별다른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환자가 있다"며 "균형 있는 삶을 실천하면서 합병증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환자들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환자에게 의사로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1991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7년부터 2년간 미국 노스웨스튼 의과대학 객원교수를 지냈다. 2001년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을 맡고 있다.

2011년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업적부문 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저서로는 '아!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었어?', '하루 한 끼 당뇨 밥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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