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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암 집단 발병' 장점마을, 비료공장 배출물질과 역학적 관련"

등록 2019.11.14 10: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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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결과 발표

"연초박으로 비료 생산때 1군 발암물질이 마을로 확산"

【전주=뉴시스】익산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 내 불법 폐기물 지하저장시설 매설 은폐 관련 익산시 전수조사 및 수사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해 11월 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실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DB)

【전주=뉴시스】익산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 내 불법 폐기물 지하저장시설 매설 은폐 관련 익산시 전수조사 및 수사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해 11월 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실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DB)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이 인근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특정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질병)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사례다.

환경부는 14일 오전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17일 청원한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수용해 (협)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그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5개월 간 실시했다. 

조사 결과 금강농산에서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공정인 건조 공정에 사용했음을 밝혀냈다.

2017년 4월 가동 중단된 비료공장의 가동 당시 배출을 확인하기 위한 정제유 사용업체와 유사공정 비료제조업체 조사와 연초박 건조공정(300도)을 모사한 모의시험 결과 연초박의 건조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과 담배 특이 나이트로사민 중 NNN과 NNK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에 채취한 사업장 바닥과 벽면, 원심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먼지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은 장점마을 15개 지점 가운데 5개 지점에서 나왔지만 장점마을 외의 대조지역 5개 지점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아 금강농산으로부터 장점마을로 오염물질이 비산(날림)됐음을 추정했다.

또 마을 일대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공장 가동 시기에 생육된 소나무 잎(2년생)이 공장 가동 중단 이후 생육된 잎(1년생)보다 농도가 높게 검출됐다.

연구진은 공장이 가동 중지된 상황에서 가동 당시 상황을 추정하고자 악취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및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대기확산모의계산(CALPUFF)을 수행했고 그 결과 비료공장에서 유해물질 배출 시 장점마을이 영향권 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장점마을에서는 2001년 금강농산이 들어선 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서 암이 발생해 이중 14명은 숨졌고 8명이 투병하고 있다.

장점마을의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약 2~25배 범위를 보였다.

주요 암종의 표준화 암 발생비는 모든 암에서 남녀 전체 2.05배, 기타 피부암에서 남녀 전체 21.14배(여자 25.4배), 담낭 및 담도암에서 남자 16.01배 등이었고 각각의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또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 주민 거주 기간이 길수록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 담당 및 기타 담도암, 기타 피부암의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금강농산에서 배출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환경안전건강연구소 김정수 소장은 "금강농산이 퇴비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로 사용했고 건조 과정 중 배출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이 대기 중으로 비산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사례가 됐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앞으로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모니터링과 환경 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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