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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딸기·장미 '쑥쑥' 한국형 스마트온실 첫 선…중동 뿌리 내릴까

등록 2019.11.14 17: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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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 개발

민간서 32년간 개발해 만든 시설, 성능검증·표준화 속도

특수 안개분무 시스템, 한 여름에도 온도 12~13도 낮춰

내 손안에 농장 스마트폰 앱으로 어디서든 손쉽게 관리

농작물 수입의존 높은 UAE 관심, 2020년 시범설치 계획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전주=뉴시스】위용성 기자 = 한 여름 폭염에도 딸기나 장미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 온실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성능 검증과 표준화 작업을 거치면 향후 중동의 사막지역에도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농촌진흥청은 14일 전북 완주군에 있는 '고온 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스마트온실은 김종화(73) 광주 무등농원 대표가 지난 32년간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낸 시설의 성능 검증을 위해 지난 7월 건립됐다.

김 대표가 개발한 고온 극복 기술의 현장 보급 가능성과 채소·과수·화훼 분야 적용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시설이다. 농진청은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 테스트베드 구축 및 재배환경 최적화 연구' 과제를 통해 효과 검증 및 표준화를 추진했다.

한반도의 한 해 평균 기온은 최근 30년 동안 1.2도 상승했다. 여름철 고온 일수가 늘면서 채소와 화훼 등 시설 재배 농가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원예작물은 고온에서 생산 품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이 스마트온실에는 지난 7월부터 딸기 1만여주, 장미 2만여주를 심어 지난달까지 재배했다. 그 결과 두 작물 모두 일반 온실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생육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하순부터 안정적으로 수확을 시작한 딸기(설향) 당도는 평균 11.6브릭스(°Bx)로, 일반 온실 재배 딸기(10°Bx)보다 더 달았다. 시장에서 당도와 색 모두 우수하다는 평을 받으며, 일반 농가보다 13.4% 높은 가격을 받았다.

장미도 일반 온실에서 재배한 것보다 초기 수량이 3.1배 증가했다. 줄기 길이가 1.5배 길어졌으며, 굵기도 향상되는 등 품질 좋은 절화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 시설의 화훼작물 기준 연평균 수익은 평당 30만원 수준으로, 일반 온실 수익(15만원 수준)의 두 배나 더 높다.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이 시설의 핵심 기술은 온실 내부는 '포그(fog) 시스템'이라 불리는 안개분무다. 15~2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1m) 크기의 특수노줄을 통해 수분을 뿌리고, 이를 통해 냉방과 습도를 조절한다.

일반 온실에 비해 여름철 최고기온을 12~13도 가량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차광커튼, 냉방시설을 갖춰 환기에만 의존하는 일반 온실보다 획기적으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농진청에 따르면 1000㎡(약 300평) 크기 일반 온실은 여름철 20~30도의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려면 가정용 에어컨 기준으로 무려 100대를 돌려야 가능하지만 스마트온실 기술을 활용하면 에너지 효율을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이 시설의 높이는 11.5~16m로 폭염·가뭄·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높이 7m인 일반 광폭형 온실보다 두 배 가량이나 더 높게 설계됐다.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온실의 높이는 높을수록 좋다"며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고 에너지 효율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뿌리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산소와 냉수를 순환적으로 공급하는 장치와 양액시스템을 설치했다. 하우스 천정에는 대형 환기창을 설치해 더운 공기를 효율적으로 환기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작업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뤄진다. 버튼 하나로 물을 뿌리고 온도조절이 가능하다. 인터넷이 터지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서든 온실을 관리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이 시설을 구축하는 데 평당 110만원 가량이 들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수확량이나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초기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보고 경제성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 고온에 매우 치약한 토마토·파프리카 등 채소는 물론, 거베라·팔레놉시스 등 화훼 품목을 추가로 심을 계획이다. 

황 원장은 "(고온기인) 6~9월 사이에 생산되는 국산 파프리카가 네덜란드 산에 비해 품질이 좋지 않아 10분의1 이하의 저가로 수출된다"며 "이 스마트온실을 통해 네덜란드산 정도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지난 9월 체결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연구 협약에 따라 사막 지역 수출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쌀 작물이 전혀 생산되지 않고 신선작물도 90% 이상 수입하는 UAE로서는 비용과 무관하게 자국내 생산을 원하고 있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농진청은 2020년까지 UAE 지역내 이 시설을 시범설치할 계획이다.

황 원장은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가 기후 변화에 대응해 신선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틀이 되도록 경제성과 실용성 관련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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