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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아녜스 대통령대행에 "국민들의 피를 묻히지 말라"

등록 2019.11.14 17: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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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연일 "쿠데타에 희생…조만간 복귀할 것" 천명

아녜스, 대통령 대행 자처 후 평화.민주적 조기 선거 공언

볼리비아, 이번엔 親모랄레스 시위로 혼란...1명 사망


【멕시코시티=AP/뉴시스】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망명지인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4.

【멕시코시티=AP/뉴시스】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망명지인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대선 부정 논란 속에 사퇴한 뒤 멕시코로 망명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우파 야당 소속의 자니네 아녜스 대통령 대행에게 "국민들의 피를 묻히지 말라"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날 망명지 멕시코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의 공작에 의한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연일 복귀 의사를 천명하고 있다. 이날도 "볼리비아를 평화롭게 하기 위해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아녜스가 대통령 대행을 '셀프' 선포한 것을 두고 "헌법을 위반한, 역사상 가장 교활하고 가증스러운 쿠데타"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아녜스 대통령 대행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비난에 "볼리비아에는 헌법에 따른 교체만 있을 뿐 쿠데타는 없다"고 반박했다.

아녜스는 대통령직 승계권자인 부통령과 상·하원의장이 모랄레스 전 대통령 망명 전후로 모두 사임하자 지난 12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다음 승계권자인 헌법재판소장도 아녜스의 승계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다만 반대파들은 아녜스가 다수당인 여당 의원이 보이콧한 상태에서 의원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야당 단독으로 취임선서를 한 것에 대해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고 있다.
【라파스=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수도 라 파스에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볼리비아 토착민 깃발 '위팔라'를 들고 그의 사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행진하고 있다. 볼리비아 최초의 토착민 출신 대통령이었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사임 이틀 만에 멕시코로 망명하면서 볼리비아에는 권력 공백과 정치적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19.11.13.

【라파스=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수도 라 파스에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볼리비아 토착민 깃발 '위팔라'를 들고 그의 사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행진하고 있다. 볼리비아 최초의 토착민 출신 대통령이었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사임 이틀 만에 멕시코로 망명하면서 볼리비아에는 권력 공백과 정치적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19.11.13.


볼리비아에서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퇴진한 이후에도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 충돌로 1명이 숨지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부정선거에 대한 반정부 시위에 이어 아녜스의 셀프 대통령 취임을 두고 반(反)-친(親) 모랄레스 시위가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무장 경찰은 최루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강제 진압했고 시위대는 건설 현장에서 금속과 나무 널판지, 폭발물 등을 무기로 사용하면서 극렬하게 대치했다.

국제사회도 둘로 나뉘었다. 군부 개입에 의한 쿠데타인지, 시민들이 일궈낸 승리인지를 두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아녜스의 대통령 승계를 지지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볼리비아 헌법과 민주헌장 원칙에 따라 대통령으로 취임한 아녜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국민과 군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반면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연대 의사를 밝히며 반정부 시위대를 규탄하기도 했다.

볼리비아 의회도 아녜스 취임을 무효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볼리비아 의회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속한 사회주의운동(MAS)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아녜스 대통령 대행은 13일 수도 라파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단 기간에 평화롭고 민주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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