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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명길 "실무협상 용의 있어…美, 근본적 해결책 내놓아야"(종합)

등록 2019.11.14 23: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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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비건, 다음달 실무협상 재개 의사 전달"

"北요구사항 밝혔으니 美해결책 내놓아야"

"종전선언·연락사무소는 부차적…가망없어"

美 한미 연합훈련 축소 시사 뒤 나와 주목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북한이 다음달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에 다시 나설 용의가 있으나 이번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가까워짐에 따라 미국에 계산법 변화를 재차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미 국무성 대조선정책 특별대표 비건은 제3국을 통해 조미(북미) 쌍방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이 지난 10월 초 스웨리예(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북미)실무협상 때처럼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우리의 요구사항들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들이 선행돼야 하는가에 대하여 명백히 밝힌 것만큼 이제는 미국 측이 그에 대한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 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 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김 대사는 "그러나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미국의 대화 제기가 조미 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해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 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명백히 하건대 나는 그러한 회담에는 흥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 김명길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5일 오전 10시(현지시간)께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고 섬에 있는 컨퍼런스 시설인 빌레 엘비크 스트란드(Villa Elfvik Strand)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사진출처: NHK 화면 캡처)

북한 외무성 김명길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5일 오전 10시(현지시간)께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고 섬에 있는 컨퍼런스 시설인 빌레 엘비크 스트란드(Villa Elfvik Strand)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사진출처: NHK 화면 캡처)

북한은 실무협상에 응할 용의를 밝히면서도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미국의 셈법 전환을 요구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영변 핵시설+α(알파)를 요구하는 만큼 미국도 상응 조치로 새로운 관계 수립 및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보다 진전된 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영변+α를 요구하니 북한도 싱가포르+α를 요구한 것"이라며 "α는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는 한미 연합훈련과 발전을 저해하는 제재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한 요구가 비중있게 담겼다는 관측이다. 김 대사의 담화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 국면을 고려해 한미 연합훈련 축소할 수 있다고 시사한 뒤에 나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 차 오른 한국행 비행기에서 "외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큰 쪽으로든, 작은 쪽으로든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대화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한·미의 상당한 노력들이 물밑에서 있었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한미 연합훈련이나 여러가지들이 북한이 대화에 응하게 하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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