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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 출연도 환영한다"···KBS 예능 새 바람

등록 2019.11.18 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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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시즌4~'슬기로운 어른이 생활'까지 잇따라

"올 사업 손실 1019억...촌스럽지만 세련되게" 회복

이황선 CP

이황선 CP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KBS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1박2일' 시즌4를 비롯해 '씨름의 희열'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등 새 예능물을 연달아 선보인다.

 올해 사업 손실이 1019억원에 이르는 KBS는 특유의 촌스러움은 살리면서도 젊은 감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시청률, 광고 수입을 올리기 전에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1박2일' 시즌4

'1박2일'은 대폭 변화한다. 다음달 8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즌4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시즌3는 가수 정준영 동영상 사건과 탤런트 차태현, 김준호의 골프 내기 구설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시즌1부터 함께 한 김종민이 시즌4의 중심을 잡는다. 탤런트 연정훈과 김선호가 합류, 반전 매력을 드러낼 예정이다. 개그맨 문세윤과 래퍼 딘딘이 웃음을 책임지며, 그룹 '빅스'의 라비가 막내로 활약한다.

이황선 CP는 "출연자를 섭외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 어느 예능물에도 출연하지 않고 '1박2일'에만 독점적으로 출연하길 바랐다"며 "출연진 대부분 다른 예능물에 출연하지 않아서 참고할 영상이 없었다. 제작진이 일일이 만나서 장시간 인터뷰해 캐스팅했다"고 귀띔했다.

'1박2일'은 2007년 첫 방송을 시작해 10년 넘게 사랑 받았다. 포맷이 오래 돼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이 CP는 "'1박2일'은 13년간 많은 사랑을 받고 성장했다. KBS의 재산을 넘어 시청자들의 재산이라고 생각해 돌려주고 싶다"며 "'1박2일'의 원형은 그대로 살려서 방송한다. 출연진과 연출진이 대폭 바뀌는데, 포맷까지 변화를 주면 제3의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포맷은 유지하고 출연진과 연출자의 관계 변화로 풀어나가려고 한다. 트렌드에 맞는 구성 변화는 당연히 있고, 출연진들이 익숙해지면 포맷도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우 예능센터장

이재우 예능센터장

이재우 예능센터장은 "방글이 PD는 조연출에서 연출로 넘어가는 시기인데, 큰 프로그램을 감당할 수 있을까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1박2일'을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조연출로 활약하면서 감각이 뛰어다는 걸 선후배들이 인정해 기대감이 크다"며 "'1박2일'이 tvN 예능물 '신서유기' 등의 원형이 될 정도로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의 원조다. 원형이 가진 미덕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즌1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연구하고 ,원형을 따라가되 젊은 감각으로 다시 한 번 만져보면 좀 세련된 촌스러움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했다.

출연자 검증 문제 관련해서는 "사전에 검증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안 할 수도 없고, 철저한 검증을 하는데 여러 가지 에로사항이 있다"고 짚었다. "제작진이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시청자 자문위원회와 조율 중이고, 최종 마무리 단계다. 시청자 자문위원회를 통해 출연자를 검증해 최대한 위험성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아 CP

조현아 CP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탤런트 정해인은 데뷔 후 7년만에 처음으로 예능물에 도전한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여행 리얼리티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다. 장수 교양물인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예능으로 재탄생시켰다. 제작 방식을 차용, 정해인이 기획·출연·촬영 등에 참여하며 차별화한다.

조현아 CP는 "여행 프로그램이 많아서 걱정했다. 정해인이 나오지만, 어떻게 해야 대중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재미있는 예능인을 붙여야 되나 등 출연자 섭외도 고민이 적지 않았다"며 "정해인씨를 직접 만나보니 드라마, 영화 속 모습과 많이 다르더라. 착하고 바른 청년, 멜로 장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 나이대 젊은이더라. 여행 가서 맛있는거 먹고, 좋고 싫음을 확실히 표현하고 싶어 하더라.정해인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데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

정해인은 지난달 뉴욕에서 절친한 탤런트 은종건, 임현수와 촬영을 마쳤다.

 조 CP는 "진심으로 친하고, 같이 여행 가고 싶은 친구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정해인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여행 예능물과 달리 '같이 있나?' 싶을 정도로 밀접한 장면을 많이 보여준다. 정해이 뉴욕에 처음 간 게 신기했는데 표정, 눈빛, 멘트 하나하나가 진솔하다. 나도 팬이라서 너무 여심 저격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동년배, 장년층 남자도 감정이입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KBS 2TV가 처음 선보이는 화요일 오후 10시대 예능물이다. 26일 첫 방송을 시작, 총 8부작으로 편성된다.

조 CP는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여행은 누구와 어디에 가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드라마 시간대에 방송하는게 모험인데 제가 고집했다. 정해인은 어차피 배우이고, 드라마보면서 힐링을 얻는 것처럼 여행 예능물을 볼 수 있다. 본방사수는 물론이지만, 개인 태블릿이나 핸드폰에 이어폰을 꼽고 보면 훨씬 더 좋다. 정해인은 '고막 남친'이라고 불리지 않느냐. 목소리도 정말 좋고, 정해인씨가 직접 선정한 노래도 많이 깔려 힐링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재형 CP

최재형 CP

◇'씨름의 희열'

민족 고유의 스포츠 씨름 살리기에도 나선다. 30일 오후 10시45분 첫 방송되는 KBS 2TV 예능물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을 통해서다.

최재형 CP는 "씨름 예능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다. 씨름은 30년 전 국민 스포츠였고, 당시 시청률이 60%까지 기록했다. 씨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박진감과 에너지가 있고 선수들도 스타성이 충분하다"며 "16명의 경량급 선수들이 출연해 우승자를 가린다. 12주간 방송되며 마지막회는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다. 씨름 선수들을 처음 봤을 때 마오리족 전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람을 빨아드리는 매력이 있는데, 시청자한테 잘 전달된다면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한씨름협회의 랭킹 시스템을 기반으로 태백급(80㎏ 이하)과 금강급(90㎏) 상위권 선수 16명이 출연한다. '태극장사 씨름대회'를 개최, 경량급 1인자를 뽑는다. 백두급(140㎏ 이하)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기존의 천하장사 대회를 탈피, 빠르고 날렵한 기술씨름을 보여줄 예정이다.

최 CP는 "씨름은 KBS만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어린 시절, 내가 기억하는 씨름선수들은 이만기처럼 박진감이 넘치고 기술도 화려했다. 요즘 태백, 금강급 선수들도 똑같더라. 천하장사는 150㎏~160㎏ 정도인데, 90㎏인 경량급은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안 된다고 하더라. 경량급이 언론 노출에 조금 소외됐지만, 이들을 부각시키는 것이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기훈석 팀장

기훈석 팀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은 장성규가 처음으로 MC에 도전하는 지상파 예능물이다. 20~30대를 위한 실전 경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19일 오후 11시10분 첫 선을 보인다. 장성규와 함께 래퍼 치타, 그룹 '러블리즈'의 미주, 인도인 럭키, 은행원 출신 유튜버 댈님이 고정 멤버로 활약한다.

기훈석 팀장은 "장성규의 진행 실력은 유재석, 김구라에 버금 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 워낙 프로그램을 많이 해 섭외를 못할 줄 줄 알았다. 장성규는 솔직함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첫 녹화에서 자신의 수익 등을 솔직하게 다 말하더라. 많은 예능물에서 감초 역할을 했지만, 진행이 잘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안정 장치를 마련했다. 첫 녹화 후 '아나운서 출신이 맞구나' 싶더라"고 털어놓았다.

"특유의 발랄함을 잃지 않으면서 진행도 잘한다. 온 몸을 다 던져서 해 감동 받았다"며 "30초 찍으면 되는 컷도 30분이나 걸린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KBS의 아들'이라고 외치고 큰 절 하더니 지나가는 방문객 한 명 한 명 만나서 인사하더라.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이훈희 본부장은 "KBS 예능이 정체돼 있는데, '1박2일'이 다시 시작하면 많은 변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주말부터 월, 화까지 'KBS 예능물이 많이 바뀌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고여있는 것 보다는 흐르는게 좋고, 가만히 있는 것 보다 움직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으면 아낌없는 질책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KBS 예능물이 잘 돼 광고 수입을 높이는 게 내 역할이다. 이 역할도 충실히 해내야 하지만 시청률, 광고 수입 이전에 구성원들의 자신감 회복이 먼저다.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가 좋아야 자신감이 따라오겠지만, 수치 밑에 숨어 있는 자신감 회복에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둔다. 우리도 한 때 찬란했던 날이 있고, 찬란하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 언제든 다시 잘 해낼 수 있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바탕이 돼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위로를 주는 날들이 더 많이 오지 않을까. EBS 프로그램의 인기 캐릭터 '펭수'의 출연도 환영한다. 이런 다양한 시도를 얼마든지 할 생각이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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