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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치타'가 보여주는 삶의 무게, '라이프오브사만다'

등록 2019.11.18 1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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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평 PD

주시평 PD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다큐를 만들고 싶었다."

SBS TV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라이프 오브 사만다'의 주시평 PD가 기획 의도를 밝혔다.

주 PD는 18일 서울 목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라이프 오브 사만다' 시사회에서 "강자의 시선에서 바라 본 외국 다큐가 많은데, 한국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서양인들의 시각에서 아프리카의 모습을 보는 게 아니라, 우리 눈으로 직접 보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공부하면 할수록 기존에 알고 있던 치타와 다르더라. 싸움도 잘 하고 사납게 사냥하는 모습을 많이 떠올리는데, 현지에서 다른 매력을 보고 빠져 들었다"고 설명했다.

"매일 아프리카 현지를 관찰하는 러시아인 리서처에게 도움을 받았다. 주인공인 사만다 새끼가 태어난 날을 기록해놔서 정확한 생일과 나이까지 알게 됐다"면서 "원래 이름이 없는데 제작진이 고민해 작명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시리즈의 사만다처럼 강단있는 여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싱글맘의 삶을 선택한 사만다가 주체적인 여성으로 사는 모습을 담았다. 지금 현지에 가면 마사이족과 가이드들 모두 사만다라고 부른다. 새끼 세 마리 '나나', '다다', '라라'도 한글 이름으로 지었다. 이름을 주고 와서 뿌듯하다"고 털어놓았다.
사만다

사만다

총 4부작인 '라이프 오브 사만다'는 24일 오후 11시 1부 프리퀄 '잠보 아프리카'가 방송된다. 29일 오후 10시 2부 '라이프 이즈 낫 이지', 30일 오후 10시 3부 '네버 기브 업', 다음달 1일 오후 11시 4부 메이킹 '리멤버 미'가 전파를 탄다.

주 PD는 "막내 라라가 다리를 다치자, 사만다가 고민하는 장면이 있다. 1부의 부제가 '라이프 이즈 낫 이지'인 이유다. 지구상 어디에서나 삶은 쉽지 않다. 2부에서는 먹이 하나를 놓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나온오고, 각 부마다 격렬한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인다. '라이프 이즈 낫 이지 벗 네버 기브 업'이 '라이프 오브 사만다'의 전체 주제"라고 설명했다.

탤런트 김남길이 내레이션을 맡는다. "팬들이 왜 '꿀 보이스'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따로 디렉팅 할 필요도 없이 목소리 자체가 좋았다. 3부에 사만다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사냥을 나가는 신이 있다. 그 신에서 김남길씨가 하는 내레이션의 묘한 맛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짚었다.
김형석 작곡가

김형석 작곡가

김형석 작곡가는 주 PD와 인연으로 다큐 음악 작업에 첫 도전했다.

노래를 입히고 싶은 가수로는 박정현을 꼽았다. "처음 다큐를 봤을 때는 배경음악이 하나도 없어서 척박했다"며 "'음악을 어디에 넣어야 하나?'라는 물음표가 계속 있었는데, 내가 생각한 치타가 아니더라. 혼자 새끼를 키우면서 겁이 많아서, 사자인 줄 알았는데 토끼 같았다. '치타가 냉엄한 자연에서 새끼 셋을 키우며 느끼는 감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귀띔했다.

"엄마 치타 사만다의 입장에서 노래를 들었으면 좋겠다. 말을 하지 못하지만 눈빛, 자세 등만 봐도 감정이입이 잘 된다"며 "사만다의 첫 인상이 가장 강렬했다. 넓은 초원에 가만히 서 있다가 천천히 걷는 장면이 나온다. 새끼 세 마리를 키워야 해 여러가지 복합적인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더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조상연, 주시평 PD, 김형석 작곡가, 박상욱 CP

왼쪽부터 조상연, 주시평 PD, 김형석 작곡가, 박상욱 CP

이날 시사회에는 SBS TV 시사교양물 '그것이 알고싶다'의 배정훈 PD와 탤런트 이영진 커플이 참석해 음원했다.

김남길도 영상으로 "한 편의 영화를 본 듯 스토리가 굉장히 재미있다"고 자신했다.

박상욱 CP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사만다의 삶을 통해 우리들도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자연 다큐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생태 위주의 자연 다큐를 넘어서 스토리가 가진 힘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한 치타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수컷인 치타들은 종족 번식만 하고 떠난다. 출산 준비부터 육아, 새끼를 독립시키는 과정까지 암컷 혼자 한다"며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숙명적으로 암컷 치타는 싱글맘으로 살 수 밖에 없다. 딸 셋을 키운 엄마는 고생을 많이 하는데, 사만다가 딱 그랬다. 그 동안 6개월도 못 키우고 아이들이 다 죽음을 당해 사만다에게 더 감정 이입됐다"고 설명했다.

조상연 PD는 "막연하게 사만다를 찾는게 가장 어려웠다. 10년 전 핸드폰 없는 상황에서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4~5일간 못 찾은 적도 있고, '무슨 일이 있었으면 어떡하지?' 걱정도 많이 했다. 정말 그냥 돌아다니면서 찾는 방법밖에 없다. 해외 다큐 제작진들은 GPS를 달고 촬영하기도 하는데, 동물들을 괴롭히지 않는게 원칙"이라면서 "사만다가 며칠째 사낭을 못해 새끼들이 배를 쫄쫄 굶고 있을 때 먹이감을 향해 잡을 듯 말 듯 뛰어가는 장면이 있다. 화질이 깨끗하지 않지만, 사만다가 얼마나 좋은 엄마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사만다와 세끼 세마리

사만다와 세끼 세마리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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