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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86세대' "인위적 물갈이 안돼"…용퇴론 선긋기

등록 2019.11.18 17: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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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86세대' 임종석 불출마에 '술렁'

이인영 "모든 사람 나가야 하는 것 아냐"

우상호 "86이 기득권화? 모욕감 느낀다"


【서울=뉴시스】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사실상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임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 정상회담장에 입장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19.11.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사실상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임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 정상회담장에 입장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19.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불출마를 계기로 여권 내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이 번지는 가운데 당내 '86세대'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인위적 물갈이는 안 된다"며 용퇴론에 선을 긋고 있다.

임 전 실장과 더불어 대표적 '86세대'로 분류되는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니고 우리 정치의 가치나 구조, 정치 문화와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혁신할지에 대한 지혜가 있을 수 있으니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남아서 일할 사람들은 일하고 다른 선택을 할 사람들은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86세대'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도 "제가 지금 다른 걸 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 과정에서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까지 생각하고 실천할 상황이 못 된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8.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8. [email protected]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의 우상호 의원은 자신을 비롯한 '86세대'를 기득권층으로 묶는 시각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나와 "조국 전 장관 사태 파동 이후에 우리 세대에 대해서 이런저런 질타가 쏟아졌다.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돼 있다고 말한다"며 "약간 모욕감 같은 걸 느낀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같이 정치를 하는 분들이거나 같은 지지자들이 기득권층화가 되어 있는 386 물러나라, 그런 이야기를 하면…"이라며 "대표적인 게 임종석, 이인영, 우상호지 다른 사람 있나? 그러니까 그러면 마음속에서 '진짜 그만둘까?' 이런 생각들이 나온다"고 했다.

전대협 출신의 4선 최재성 의원도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근본적으로 다른 게 하나 있다. 저희는 인위적 공천 물갈이 같은 게 필요 없는 정당이 됐다"고 선을 그었다.

최 의원은 "시스템 중심의 공천 룰은 86세대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규칙"이라며 "불출마를 해서 공천 혁신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끌고 가는, 물갈이라든가 퇴진이라든가 (필요한) 정당이 아니라 시스템이 돼 있다"고 인위적 물갈이가 필요 없음을 강조했다.

86세대인 한 의원도 뉴시스와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은 임 전 실장 개인의 인생인 거지 동세대 사람들을 다 물러가라고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어떤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용퇴하라는 것이면 모를까 '왜'가 없는 용퇴론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임 전 실장의 불출마에 대해 "86이 기득권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고, 종로도 녹록지 않고 몹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대의 가치를 지켜왔던 사람이 이런 상황에서 비루하게 욕먹으며 한 자리 차지하려 한다는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우 의원은 "한 가지 분명히 말하고 싶다. 386, 586이 기득권이라는데 정말 그런가. 그들은 민주화운동의 절정기인 6월항쟁을 이끌며 조직적 전국적 규모의 운동으로 민주화 과정의 결정적 승리를 이끌어낸 세대"라고 '86세대'를 기득권으로 몰아가는 시각을 비판했다.

이어 "기득권이기에 물러나야 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쌓은 기량으로 수구 기득권집단에 맞서 제대로된 나라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시기에 근거없이 386, 586을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하는 건 결과적으로 우리 민주개혁 세력을 분열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병두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386의 동반 쇠퇴, 동반 퇴진 이렇게 비춰지는데 386이 일심동체인 것도 아니다"라며 "정치는 지금까지 4년간 어떤 목소리를 냈는가, 앞으로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가능성을 가지고 평가해야지 집단의 퇴장으로 이어지는 건 성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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