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병역 대체복무, 조성진은 되고 BTS는 안 된다

등록 2019.11.21 11:10:3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부,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방안 오늘 발표

클래식 음악·무용가 대체복무 유지, 대중가수 제외

클래식 콩쿠르는 수상 기준 명확하다는 이유

대중문화의 경우 빌보드 차트 등 신뢰도 부족 판단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조성진. (사진=빈체로 제공) 2019.11.11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조성진. (사진=빈체로 제공) 2019.11.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정부가 21일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주요 클래식 음악·무용 콩쿠르 수상자를 위한 대체복무는 유지되지만 방탄소년단(BTS) 등 유명 대중가수나 연예인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클래식 음악·무용 콩쿠르의 경우 엄격한 선발 기준이 있지만 대중문화 분야는 아직 엄밀한 기준이 없다는 게 이유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 등에서 발표하는 순위는 대체복무의 근거로 삼기에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예술 분야 대체복무 제도를 전면 폐지할지 여부까지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방부 등 유관 정부 부처는 이날 공동 보도자료에서 "세계 최상위 수준의 극소수 인재들이 엄격한 선발 기준에 따라 편입되고 있다"며 "이들이 해당 분야에서의 다양한 활동으로 국민 사기를 진작하고 국가 품격을 제고할 뿐 아니라 국민의 예술·체육활동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제도의 지속 운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른 대체복무 제도를 유지하면서 예술·체육요원 제도만 폐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논란도 고려 대상이었다. 연간 45명 안팎인 예술·체육 요원을 줄인다고 해도 병역 자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 역시 고려됐다.

이에 따라 남성 클래식 음악·무용가들의 대체복무 기회는 유지된다. 국내외에서 각광 받고 있는 남성 피아니스트 조성진씨 역시 2013년 일본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예술요원으로 편입돼 2013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대체복무를 한 바 있다.

반면 BTS 등 대중문화 예술인은 대체복무 대신 현역이나 보충역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됐다.

정부는 "국위 선양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중문화예술 분야로 예술요원 편입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일부 요구가 있었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대체복무 감축기조,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형평성을 제고하려는 정부 기본 입장과 맞지 않아 검토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방탄소년단, '제61회 그래미 어워드' 출연 모습.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11.18.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방탄소년단, '제61회 그래미 어워드' 출연 모습.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11.18. [email protected]

정부 관계자는 전날 국방부에서 가진 백브리핑에서 "전통음악은 콩쿠르도 있고 객관적 기준이 있는데 대중예술에는 그런 게 없다. 또 (대체복무가) 영화 등 분야로 한없이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체복무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또 대중문화 예술인의 기량이 군 복무로 현저히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라는 고려가 있었다. BTS는 본인들이 (대체복무를) 거부했다고 하더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대체복무를 다 없앤다면 예술요원도 없애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또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수상하는 피아니스트나 예술계 인사가 나오지 않아도 되느냐는 부분에서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여론조사도 여러 번 했다. 상황에 따라서 부침이 심하지만 대체로 예술요원 제도 자체는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클래식 음악·무용계에만 지나치게 대체복무 기회가 편중된다는 비판을 고려한 듯 예술요원 편입 인정 대회를 정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존 48개 대회 중 7개 대회를 예술요원 편입 인정 대회 목록에서 제외한다.

예술요원 편입인정대회 목록에서 제외되는 대회는 미국 파블로 카잘스 국제첼로콩쿠르(국제연맹 탈퇴로 자격 미달), 핀란드 헬싱키 국제발레콩쿠르(재정난으로 대회 개최 불확실), 미국 뉴욕 국제발레콩쿠르(장기간 대회 미개최), 헝가리 루돌프 뉴레예프 국제발레콩쿠르(재정난으로 대회 개최 불확실),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와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중 1개, 전국 연극제(타 예술분야 형평성 고려), 대한민국 미술대전(타 예술분야 형평성 고려) 등이다.

병무청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통해 대회 위상과 관련 예술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기적으로 대회를 정비하겠다"며 "운영 비리 등으로 처벌을 받은 국내 대회는 제외하도록 명문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