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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물음표를 구원한 건 이영애와 유재명···'나를 찾아줘'

등록 2019.1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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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email protected]


해당 리뷰는 스포일(영화의 줄거리 노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이영애의 14년 만 복귀작이다. 그만큼 한껏 기대한 채 영화관에 들어 설 관객의 기대감을 충족해 주기에 '물음표'가 많은 영화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은 숱하게 반복되던 거짓 제보와 달리 생김새부터 흉터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낯선 이의 이야기에 지체없이 홀로 낯선 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자신의 등장을 경계하는 듯한 경찰 '홍 경장'(유재명)과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뭔가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 '정연'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찾기 시작한다.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email protected]

영화에 대한 첫 번째 물음표는 영화가 현실에 발을 내딛고 있냐는 의문이다.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고, 이로 인해 웃고 울고 슬프고 때로는 분해할 수 있는 이유는 극이 현실과 맞닿아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너무 극적이고 영화 같다. 이는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실종 아동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아동 학대의 모습은 2019년의 실상이라 하기에 어딘지 개연성이 부족해 보인다. 영화 속 아이들은 녹이 다 슬고 난방도 되는지 알 수조차 없는 곳에서 수갑과 '족갑'(足-)이 채워진 채 가둬져 노예처럼 일하고 성적으로까지 착취 당한다. 이러한 참상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움보다 '설정이 과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연출을 맡은 김승우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신안 섬노예' 사건이 생각난다는 기자의 질문에 '순수 창작물'임을 강조했다. 그래서 그럴까? 영화 속 과한 아동학대 설정은 '있음직함'을 상쇄한다. 물론 실제 발생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보다 더 실제같은 현실을 보려면 사회 고발 프로그램을 볼 일이다. 톤 조절을 통해 관객이 영화적으로 수용가능한 수준점을 찾았어야 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email protected]

두 번째 물음표는 마을 사람들이다. 영화 속 배경은 고립된 마을이다. 이곳에서 경찰인 '홍 경장'은 절대 권력자로서 마을을 지배한다. 마을 주민들은 모두 홍 경장의 말에 무조건 복종한다. 이들이 홍경장을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설명되지만, 관객을 완전히 설득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저렇게까지 홍 경장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른다고?'라는 의문을 설명하지 못하기에 어느 순간 마을 사람들의 행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세 번째 물음표는 후반부의 전개다. 이영애가 자신의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를 구하고자 시도하는 과정을 보면 '히어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순간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에서 판타지로 바뀐다. '여성은 약할 수 있지만 모성은 강하다'라는 공식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만으로 설명되기에는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email protected]

물론 영화가 물음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에 구멍이 없다는 점은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다. 처절한 상황에 처한 엄마를 분한 이영애는 감정의 폭발을 선보이는 대신 감정의 절제를 통해 노골적인 슬픔의 선동을 경계한다. '홍 경장'을 분한 유재명은 본 적 없는 악역 연기를 자랑한다. 서늘함이 느껴지는 그의 연기는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마을 사람들로 등장하는 배우들도 각자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김승우 감독은 영화에 반전을 숨겨 놓았다.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영화의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반전을 일찌감치 직감하는 관객에게는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과하게 힘을 주다 보니, 오히려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역효과가 났다. 연출은 아쉽고, 배우진의 연기만 남은 영화다. 27일 개봉.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나를 찾아줘'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제공) 2019.11.26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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