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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사용료 224만원'…천안 영어캠프 대학 돈벌이로

등록 2019.12.08 1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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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측 "냉·난방비 고려하면 대응투자금액 넘어서"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시청 전경. 뉴시스 DB.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시청 전경. 뉴시스 DB.

[천안=뉴시스] 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시가 초중고교생의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 대학에 위탁 운영하는 영어 캠프가 대학 돈벌이로만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간 지역 내 초·중학생 250명이 합숙하며 원어민 강사 영어 수업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여름 영어 캠프를 진행했다.

영어 캠프는 천안지역의 A대학이 천안시로부터 위탁운영하고, 예산은 천안시와 A대학이 각각 1억3000여만 원씩, 총 2억6000여만 원을 투입했다. 참가자 250명도 개별적으로 20만 원씩의 자부담이 들었다.

그러나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회 권오중 의원 확인 결과 A대학이 부담하는 예산 1억3000여만 원은 모두 강의실과 생활관 사용료 등 대학의 현물 대응 투자로 진행됐다.

대학이 지출한 명세에는 참가자들이 2주간 사용한 강의실(3600만 원)과 생활관 사용료(6780여만 원)를 제외하더라도 빔프로젝터 560만 원, 전자 교탁 200만 원 등의 사용료가 책정됐다.

이밖에 무선마이크 224만 원, 농구장 사용료 192만 원, 운동장 사용료 240만 원 등도 포함됐다.

권오중 의원은 "천안예술의전당도 무선마이크 사용료가 1만 원에 불과하다"며 "지역대학을 표방하는 대학에서 학생들한테 운동장 사용료에 강당 사용료까지 수백만 원씩 받는다는 것은 과도한 끼워 맞추기식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용료에 이어 영어 캠프 기간 8000여만 원이 A대학 인건비로 지출됐다"며 "결국 천안시 학생을 위한 캠프가 아닌 A대학 교직원을 위한 캠프로서 불합리한 점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현물 투자에 따른 정당한 가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원활한 영어 캠프를 위해 내년부터 공고를 거쳐 위탁사업자를 다시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대학 관계자는 "최근 영어 캠프 운영부서와 부서장이 교체됐다. 일부 과도하게 책정된 부분은 새로운 부서장을 중심으로 바로 잡을 예정"이라며 "하지만 여름철 냉방비와 겨울철 난방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현물 대응 투자 금액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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