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수사 논란' 靑 후속 대응 고심…文대통령 직접 나설까
각종 의혹 제기에 청와대 내부는 격앙된 분위기
억측에 적극 반박하겠다는 대응 기조로 나설 듯
文대통령의 직접 언급 가능성은 아직까지 낮아
추미애 기대감 표시하며 검찰개혁 언급 가능성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4일 청와대가 보이는 광화문 인근의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2019.12.04. [email protected]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 사태를 단박에 정리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서도 직접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 가능성은 현재까지는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봐가면서 판단해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윤석열 총장을 향한 신뢰를 아직은 갖고 있는 문 대통령이 현 검찰 수사에 대해 언급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검찰 개혁과 관련한 메시지를 에둘러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29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 출석으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이 일단락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며 울산 고래고기 환부 관련 민정수석실 문건을 들고 있다. 2019.12.04. [email protected]
그러나 민정수석실에 몸담았던 서울동부지검 수사관의 돌연한 죽음으로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졌다. 고인이 지난해 1월 울산에 내려간 것은 김 전 시장의 첩보 수집을 위한 것이란 주장이 야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고인은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울산에 내려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례적으로 민정수석실 자체 계획 보고서와 결과 보고서 등을 공개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서울=뉴시스]청와대가 4일 공개한 2018년 1월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문건으로 "국정 2년차 증후군" 실태점검 및 개선방안 보고 제목으로 검ㆍ경간 고래고기 환부 갈등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email protected]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정작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제보자로 확인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제보 전달 과정과 관련해 "울산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비리가 언론과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화된 이야기를 나눴다"며 청와대의 설명과 배치되는 주장을 펼쳤다.
또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캠프에 속했던 송 부시장의 존재를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제보자 보호 차원에서 밝히지 않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곽상도(가운데)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과 정태옥(오른쪽) 의원,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청와대의 감찰무마·무산시의 불법면직 유재수 관련 고발장과 청와대의 하명수사, 6·13 선거개입 의혹 관련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2019.12.05. [email protected]
지방선거 전인 지난해 초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송병기 부시장이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 선임행정관을 만나 울산 지역 공공병원 관련 공약 진행 상황을 청취했다는 보도도 이어지면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공식 언급을 아꼈지만, 내부에서는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소관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관이다. 그렇다면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냐", "공약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마 예정자의 공약을 논의한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행정관이 대통령의 지역 공약사항을 설명하는 일은 본연의 업무"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자신의 청와대 첩보 제공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경상일보 제공) 2019.12.05. [email protected]
일각에서는 김 전 시장 관련 첩보 요약 보고서를 공개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송 부시장의 동의가 있다면 해당 문건을 공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김기현 첩보' 관련 4쪽짜리의 문건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운을 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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