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처 여론조사]출구 안보이는 경기 침체…기재부 평가, '긍정' ↓ '부정' ↑

뉴시스-리얼미터 18개 부처 11월 정책지지도 평가

11위에서 10위 상승했지만 100점 평점 1.0점 줄어

수출부진·투자소극·저물가지속 '삼중고' 민심 반영

경제 활력 제고 노력, 정책지지도 대폭 추락 막아

[세종=뉴시스] 11월 기획재정부 정책수행 평가. (리얼미터 제공)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나라 살림 전반을 책임지고 경제 '컨트롤 타워' 기획재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세계적 경기 둔화와 지속된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되고 있는 홍콩 사태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외부적 요인이 크다지만 정부가 내놓는 경제 활력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수출과 투자가 위축되는 등 불투명한 회복 가능성 탓인지 기재부에 대한 정책수행 지지도는 여전히 박하다.

10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18개 행정부처 대상 '2019년 11월 대한민국 행정부 정책수행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재부가 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1.3%로 전월(32.3%) 대비 1.0%포인트(p) 줄었다. '매우 잘한다'는 답변은 9.3%에 그쳤으며, '잘하는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22.0%로 나타났다.

반면 정책 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비율은 49.2%로 전월(48.3%)보다 0.9%p 늘었다. '매우 잘못함'이라는 답변이 25.8%, '잘못하는 편'도 23.4%를 차지했다.

18개 부처 중에서 기재부는 긍정 평가 순위는 9위를 유지했고, 부정 평가 순위 역시 10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무응답 비율(19.5%)을 제외한 긍·부정 평가에 점수를 매겨 정책수행 지지도를 100점 평점으로 환산한 결과 기재부는 전월(40.4점)보다 1.0점 하락한 39.4점을 기록했다.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2019.09.03. [email protected]

표면적으로는 18개 행정부 중 10위를 하며 지난 10월 11위보다 한 계단 상승했지만 어디까지나 전반적인 행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정책수행지지도가 하락한 덕에 울며 겨자먹기로 순위가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9년 경제 성장률을 2.6~2.7%로 예상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2.0%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수출이 뒷걸음질치고, 투자에도 소극적인 상황에서 저물가 현상도 지속돼 '경기가 어렵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서민들의 입에 붙은지 오래다.

그나마 기재부의 경제 활력 제고 노력이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민들의 정책지지도의 대폭적인 추락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를 흔들고 있는 최악의 대외 여건에도 재정 조기집행과 확장적인 예산 편성 정책 등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도 긍정평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탓인지 자영업자들이 기재부 정책수행 정도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질타를 했다. 자영업 종사자의 100점 평점은 34.5점으로, 학생(35.6점), 가정주부(36.9점), 농림어업(37.6점), 사무직(37.6점) 등과 비교해 낮았다.

이념 성향별로도 보수층과 진보층의 평가 점수가 크게 엇갈렸다. 보수층은 24.9점에 그친 반면, 진보층은 59.8점으로 두 배가 넘었다. 진보층은 34.0점이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69.9점), 광주·전라(54.8점), 강원(44.2점) 3곳에서만 40점을 넘겼다. 대구·경북(32.2점)이 가장 점수가 낮았으며, 부산·울산·경남(34.3점), 대전·세종·충청(34.5점)도 낮은 점수를 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1일과 10월4일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001명이 응답을 완료해 4.9%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