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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자' 故 김우중 전 대우 회장 '세계경영'...블록화 따른 무역장벽 정면 돌파

등록 2019.12.10 1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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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50개 불과하던 해외거점 5년 만에 589개로 늘어

단독 의사결정·독립채산제 등 단순 현지법인 개념 넘어서

김우중, 세계경영 추진 당시 1년 200일 이상 해외서 보내

"아무도 가지 않은 곳 가고, 하지 않은 일을 해야 개척자"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19.12.1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19.12.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가려고 해야 한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해야 한다. 역사는 그런 사람들의 발걸음에 의해 조금씩 조그씩 전진해 왔다. 그런 사람들,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가려고 하고,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개척자라고 부른다. 젊은이여,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김우중 저서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中에서...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다양한 공과(功過)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세계경영'이다.

김 회장은 세계경영 해외직역 본사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범세계적으로 경영거점을 확보하는 전략을 적극 실행해갔다. 유럽, 미주,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블록화되고 있던 당시 시점에서 단순한 교역이나 국지적 해외 생산거점 확보 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는 블록화에 따른 무역 장벽을 돌파할 전략 없이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위기 상황에 대한 해법이었다.

세계경영이란 말 그대로 전 세계를 자신의 활동 무대로 삼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세계의 여러 지역(region), 나라(country), 지방(local)들은 부존 자원, 사회간접자본, 인구와 노동력, 소득과 구매력, 산업구조와 기술수준, 노동조건과 복지제도, 각종 규제와 세제, 기업문화와 노동관행 등 기업 활동과 관련되는 여러 조건들에 있어서 서로 다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가장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장소에서 생산요소들을 구매하고, 가장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곳에다 공장을 짓고, 세계를 시장으로 제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것이 세계 경영의 개념이다. 

【서울=뉴시스】

뉴시스DB

세계 경영을 추진할 당시 김 회장은 1년의 2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공격적인 해외투자 결과 1993년 150개에 불과했던 대우의 해외 거점은 불과 5년 뒤인 1998년 말에는 해외법인 396개를 포함, 589개로 늘어났다. 이들 해외거점은 현지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철저한 독립채산제를 적용하는 등 단순한 현지 법인의 개념을 넘어섰다.

특히 당시 굴지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 미국의 GM과 입찰경쟁 끝에 폴란드 최대 자동차 회사 FSO를 인수해 정상화시킨 사례도 있다.

김 회장은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나의 관심은 처음부터 세계였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는지 모른다"며 "국내 시장은 한정돼 있었지만 세계 시장은 넓디 넓었다. 그 때부터 나는 나의 세계를 국경 없이 넘다들며 대우를 키워 왔다. 대우는 세계에 도전하여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가려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며 해외 지향적인 인재를 우선적으로 채용해 왔다. 그와 같은 정신이 바로 대우의 정신이기 때문이다"고 회고했다.

재계 관계자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씀처럼 세계를 누비며 한국을 알린 김우중 회장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한층 더 넓어질 수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장 앞서서 개척했던 김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경제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오래도록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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