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심재철…한국당의 지연전에 본회의장 또다시 고성
심재철 의원, '종료' 요청에도 23분간 토론
민주당 "그건 필리버스터 할 때 하시죠"
민주당-한국당 의원들 고성 충돌 이어져
상정된 법안 16개 중 4개만 처리하고 산회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토론이 길어지자 항의를 하고 있다. 2019.12.10.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10시25분께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속개되자 한국당 의원들은 연이어 단상에 섰다. 이만희 의원에 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김재원 의원은 "민주당은 부끄러운지 아세요"라며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도 "날치기"라고 비판하며 "예산안 처리는 원천무효"라고 목소리 높였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오늘은 대한민국 국회가 무너진 날"이라고 말문을 연 심 원내대표는 느릿느릿한 말투로 4+1 예산안이 가결된 데 대한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합의한 시간인 5분이 지나자 마이크가 꺼졌으나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 한 의원이 "그건 필리버스터 할 때 하시죠"라며 발언을 종료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으나 심 원내대표는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 과정까지 복기하기 시작했다.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 부수법안 처리 본회의 진행을 맡은 주승용 국회 부의장의 "마무리해달라"는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 부의장은 "시간 충분히 드렸다"며 발언을 종료할 것을 거듭 요청했으나 심 의원은 요지부동이었다.
회의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경호권 발동하세요, 경호권", "그만하세요" 등 고성을 쏟아냈고 한국당 의원들도 고성으로 맞받으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다음 토론자로 나선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심 원내대표가 단상에서 물러나지 않자 단상을 옆으로 밀었고 한동안 가만히 서 있던 심 원내대표는 마이크 없이 짧게 발언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심 원내대표는 단상에서 보낸 시간은 23분이었다.
당초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는 총 16개 법안이 상정됐다. 그러나 반대토론과 의사진행발언이 거듭되면서 시간이 흘러갔고 결국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총 4개의 법안만 처리하고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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