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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 "평화경제 더 절실해져…남북관계 다자협력 고민"

등록 2019.12.11 16: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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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인프라포럼 기조강연…"평화는 토양, 경제는 꽃"

"유럽, 전쟁 폐허에서 ECSC로 평화경제 씨앗 뿌려"

"낙관할 순 없으나 중장기적 차원서 큰 그림 그려가야"

"한반도 정세 급변…중·러와 여러 협력 방식 고민해야"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홍선근(앞줄 오른쪽 다섯번째부터) 머니투데이미디어 회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9년 제1회 한반도인프라포럼 '한반도 인프라 협력과 평화경제'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12.1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홍선근(앞줄 오른쪽 다섯번째부터) 머니투데이미디어 회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9년 제1회 한반도인프라포럼 '한반도 인프라 협력과 평화경제'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1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1일 "현 정세 속에서 '한반도 인프라 협력과 협력'를 떠올리면 의문도 있겠지만, 오히려 지금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주최, 통일부, 국토교통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열린 '제1회 한반도인프라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아 "북미 간 '말 폭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과연 평화경제가 현실적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도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유럽 경제공동체의 시작이자, 유럽 통합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사례를 들었다.

김 장관은 "ECSC는 평화와 경제 번영의 환경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적대국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1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는 비극을 되풀이 하지 말자'는 뜻을 모아 의욕적으로 출범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가 '토양'이라면 경제는 '꽃'"이라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땅이 비옥해야 하고, 꽃이 져야 땅도 비옥해질 수 있기 때문에 경제와 평화가 어떻게 선순환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장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 차원에서 하나하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김 장관의 설명이다.

김 장관은 "현재 비무장지대 접경 협력을 위한 역사, 문화, 환경 등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당장 할 수 있는 것,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해야 할 것을 우선순위를 갖고 계획을 세워 추진해 나가고 있다"면서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지만 중장기적인 그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북 간 인프라 협력 현안에 대해서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어 남북관계의 공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고민이 크다"면서 "남북관계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중국, 러시아 등과 같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다자간 협력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에 대해서는 "북한은 달라진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관광 사업을 활성화 하려고 하고, 우리 정부와 입장 차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제 조금 더 큰 틀에서 양측이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호혜적인 방식의 미래 구상을 통해 창의적 해법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올해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가 연 12조~13조원 적자에 달해 관광업계에서는 외국인을 어떻게 더 많이 유치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보면 북한도 이득을 보고, 우리도 이득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현 정세 속에서 그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의 기조강연이 끝난 이후에는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경제 발전 전략과 건설'을 주제로, 김병석 건설연 남북한인프라특별위원장은 '남북 건설 협력과 한반도인프라포럼'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 교수는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와 관련해 "금강산 관광을 남측보다는 국제사회와 풀어가겠다는 북한 측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북중 간 인프라 건설협력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석 위원장은 "한반도인프라포럼이 향후 예상되는 본격적인 남북협력에 대비하기 위해 인프라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래비전 제시와 문제점 도출을 통해 한반도 공동번영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을 좌장으로 임종일 국토부 철도건설과장, 이병만 한국토지주택공사 남북협력처장, 황의창 한국종합기술 사장, 육재희 한라건설 전무,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이 참여했다.

한편 한반도인프라포럼은 한반도 인프라 협력과 평화경제 기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이날 첫 포럼 행사를 가졌다. 포럼은 포럼행사 외에 인프라 협력 플랫폼으로서 산학연 주요 기관·단체·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남북은 물론 동북아, 글로벌 확산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연 한승헌 원장은 "아직 유일하게 냉전지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의 평화적·경제적 잠재력을 깨우기 위한 평화경제 정책에 인프라 분야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본 포럼 참여기관들과의 논의·협력을 통해 민간차원의 구심점과 실행력을 갖추고 한반도 평화경제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도 축사를 통해 "포럼이 남북 교류와 통일의 진전 과정에서 진정한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신조로 남북이 대등한 지속가능 협력의 길을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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