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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엔 안보리서 北 제재 동참 요구…중·러 반발 '엇박자'

등록 2019.12.12 16: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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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래프트 대사, 北도발 시 "그에 맞춰 행동"

"병행적 동시적 조치 준비…유연하게 준비돼"

중국·러시아, 단계적 제약 완화 로드맵 필요 반박

韓 "대화 모멘텀 유지해야…국제사회 지원 필요"

(190208) -- UNITED NATIONS, Feb. 8, 2019 (Xinhua) -- Photo shows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holding a meeting on the situation in Kosovo, at the UN headquarters in New York, Feb. 7, 2019.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agreed Thursday to hold fewer meetings over the Kosovo issue instead of meeting on the current quarterly basis. (Xinhua/Li Muzi)

(190208) -- UNITED NATIONS, Feb. 8, 2019 (Xinhua) -- Photo shows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holding a meeting on the situation in Kosovo, at the UN headquarters in New York, Feb. 7, 2019.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agreed Thursday to hold fewer meetings over the Kosovo issue instead of meeting on the current quarterly basis. (Xinhua/Li Muzi)

[서울=뉴시스] 이국현 김난영 기자 =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2주 남겨놓고 미국이 대화와 제재를 동시에 언급하며 북한을 거듭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에 대한 입장 변화 없이 국제 사회의 동참을 설득한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북한의 반발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1일(현지시간)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 당초 안보리는 '세계 인권의 날'인 10일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키로 했으나 순회 의장국인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의제를 바꾸고, 11일 회의를 열었다.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소집은 2017년 12월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 후 2년 만이다. 

이날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20번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사거리와 상관 없이 지역적 안보와 안정을 약화시키며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실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논의한 공동의 목표에 깊은 역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추후 도발을 이어갈 경우에 대해 "안보리는 모두 그에 맞춰 행동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추가 제재 등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동시에 크래프트 대사는 비핵화 협상에서 '동시적 병행적' 조치와 유연성을 강조하며 북한의 협상 복귀를 압박했다. 그는 "우리는 합의를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병행적이고,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 지 유연하게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동시적 병행적' 추진은 북미 실무협상을 이끌고 이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월 말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내놓은 개념이다. 당시 그는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약속을 지킨다면 두 정상이 지난 여름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을 동시에,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켈리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2017년 9월26일 백악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9.08.01

【워싱턴=AP/뉴시스】켈리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2017년 9월26일 백악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9.08.01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고 맞섰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북미 대화 교착 상태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안보와 발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현 상황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역시 "제재는 외교를 대신할 수 없다"며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향한 길은 신뢰 구축 조치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제재와 압박만으론 이 길에 도달할 수 없다"며 "뿐만 아니라 단계적(step-by-step) 제약 완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는 "유럽 국가들의 요구에도 안보리 회의를 열지 않았던 미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회의를 소집한 것은 국제 사회에서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북한의 선을 넘는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자제시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를 중국과 러시아가 이야기했지만 도저히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며, 결국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면 안보리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단도리하는 자리였다"며 "안보리 회의를 통해 제재를 국제적으로 끌고 가고, (북미 협상의) 공을 다시 평양으로 보냈다"고 진단했다.

한편 조현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어렵게 얻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사회는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야 한다"며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북한이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의미 있는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대화를 이야기하면서 결국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북한은 미국을 향해 꼼수를 부리지 말고 셈범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은 이미 각자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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