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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위 20%, 하위 10%보다 6.5년 더 산다…건강 불평등 OECD중 최고

등록 2019.12.1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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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9' 발표

기대수명 격차 2030년 6.73세까지↑…"건강 불평등 심화"

'건강하다'고 느끼는 인구 상위 20%가 하위20%의 1.62배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8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노인일자리통합발대식에서 어르신들이 행사 시작전 건강박수를 치고 있다. 2018.03.08.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8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노인일자리통합발대식에서 어르신들이 행사 시작전 건강박수를 치고 있다. 2018.03.0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더 오래 살고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 수준도 높게 나타나는 소위 '건강 불평등' 현상이 주요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통계청이 13일 공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소득 상위 20%는 85.80세까지, 하위 20%는 79.32세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기대수명 차이는 6.48세였다. 이 같은 격차는 2004년(6.24세)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강영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 격차가 2030년 6.73세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 교수는 "소득 분위별 기대수명에서 격차가 커져 건강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주관적 건강 수준의 소득 5분위 간 차이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만 1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해당 소득 계층 내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 또는 '매우 좋다'고 평가한 사람들의 비율은 캐나다,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한국에서 낮게 나타났다. 상위 20% 인구 중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한 비율은 하위 20%보다 1.62배 많았다. 이 격차는 주요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세종=뉴시스](자료 = 통계청 제공)

[세종=뉴시스](자료 = 통계청 제공)

기대수명은 도시에서보다 농촌에서 낮았다. 전국적으로 기대수명이 낮은 지역에서 소득별 격차도 큰 양상이다. 해당 지역에선 저소득층의 기대수명이 크게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강 교수는 분석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인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2016년 기준 노인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로 사망한 인구는 한국에서 25.6명으로, OECD 평균(8.8명)의 3배 수준이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2년 5392명에서 2018년 3781명으로 줄었지만, 이 중 노인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34.6%에서 44.5%로 증가했다.

만 19세 이상 남성 중 최근 한 달간 1회 이상 음주한 사람들의 비율(월간 음주율)은 74%였다. 여자의 월간 음주율은 50.5%로 남성보단 낮았지만, 2005년부터 전반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체 남성 5명 중 1명은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군'에 속했다.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6~7%로 역시 남성보단 낮았지만, 2015년부터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세종=뉴시스](자료 = 통계청 제공)

[세종=뉴시스](자료 = 통계청 제공)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은 OECD 평균인 8.9ℓ 수준이다.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를 두고 "일부 국민이 많은 양의 음주를 해 과음 문제를 야기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월 1회 이상 음주를 하는 남성은 주당 평균 231g(소주 1병이 약 49g이라 고려하면 4~5병 수준)의 알코올을 섭취했다. 고위험 음주군 기준인 100g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흡연율(만 19세 이상 인구 중 평생 담배 5갑 이상 피웠고 현재 피우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소득계층별로 달랐다. 소득 하위 계층으로 갈수록 흡연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1998~2017년 사이 상위 계층의 흡연율이 35.7%포인트(p) 하락하는 동안 중산층 이하는 25~28%p 하락했다. 상위 계층에서의 감소세가 더욱 빨랐던 셈이다.

청소년 흡연율도 지난 10여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남성의 매일 흡연율(매일 흡연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31.6%로 OECD 중 터키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여성의 흡연율은 3.5%로 최하 수준을 기록했다. 조 교수는 "여성 흡연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적었다.
[세종=뉴시스](자료 = 통계청 제공)

[세종=뉴시스](자료 = 통계청 제공)

한국의 사회동향 보고서는 '한국의 사회지표'와 국가승인통계 자료를 활용해 통계청 통계개발원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의 공동 협력하에 작성됐다. 인구, 가족·가구, 건강, 교육, 노동, 소득·소비, 문화·여가, 주거·교통, 환경, 안전, 사회 통합 등 11개 영역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방식으로 구성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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