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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자경 LG 2대 회장은...LG 외형성장뿐아니라 선진경영 이끈 '혁신가'

등록 2019.12.14 11: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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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 최초 기업 공개 등 韓기업 질적성장 본보기

1982년 美에 컬러TV 공장...국내 기업 첫 해외생산기지

회장 1인 경영체제 벗고 '자율·책임경영' 원칙 내세워

[서울=뉴시스] 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 LG

[서울=뉴시스] 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 LG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4세

상남 구자경 회장은 기업의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선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천한 혁신가였다.

국내 민간 기업으로는 최초로 기업을 공개하였고, 국내 기업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던 해외 생산공장 설립을 과감히 실행하여 우리나라 기업경영의 질적인 성장 사례의 본보기가 되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는 다가올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기업체질을 갖추기 위한 경영혁신 활동을 열성적으로 전개했다. 계열사 사장들이 ‘자율과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는 LG의 ‘컨센서스(Consensus) 문화’를 싹틔웠고, 철저한 ‘고객 중심 경영’을 표방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활동 지평을 세계로 확장시키는 데 앞장선 것도 구자경 회장의 업적이다. 재임기간 동안 50여 개의 해외법인을 설립했는데, 특히 1982년 미국 알라바마 주의 헌츠빌에 세운 컬러TV공장은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설립한 해외 생산기지였다. 해외투자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독일의 지멘스, 일본 히타치·후지전기·알프스전기, 미국 AT&T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합작 경영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서울=뉴시스] 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 LG

[서울=뉴시스] 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 LG

대표적인 합작 성공사례로 1966년부터 시작된 호남정유와 미국 칼텍스 사와의 합작을 꼽을 수 있다. 50:50의 대등한 비율로 경영을 양분했음에도 상생과 조화라는 합작의 기본을 존중하고, 원칙을 공정하게 지키면서 한 치의 잡음 없이 합작경영을 이어왔다. 1974년 금성통신과 지멘스와의 합작도 선진기술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LG는 서로에게 합당한 원칙을 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많은 합작법인을 운영하면서도 파트너와의 분쟁이 없이 합작사업의 국제적 모범을 보였다. 당시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던 많은 외국기업들이 사전 자문을 구하러 올 정도였다.

개방과 변혁이 소용돌이치는 1980년대를 겪으며 구자경 회장은 위기감 속에서 스스로 경영혁신 방향을 수립하여 1988년 21세기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한 ‘21세기를 향한 경영구상’이라는 변혁을 발표했다. 사업전략에서 조직구조, 경영스타일, 기업문화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전면적인 경영혁신을 담은 것으로, 특히 과도하게 회장 1인의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관행화된 경영체제를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선진화된 경영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자율과 책임경영’을 절체절명의 원칙으로 내세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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