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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밀레니얼이 온다]①가장 스마트하지만 가난 '멍에'

등록 2020.01.02 06:00:00수정 2020.01.13 09: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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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2000년 사이 출생…사회주축으로 부상

핵심생산가능인구, 2025년이면 83.2% 차지해

가장 스마트한 세대, 경제적으로 가난한 세대

미국 밀레니얼, 개인주의 극복·집합의식 강화

IMF 트라우마 겪은 부모 영향받은 한국 청년

개인화·경쟁 극심해... SNS도 소통 단절 수단

"개방적 태도는 정치적 선진화에 기여할 것"

"SNS서 소통이 오해 생성…혐오 키울 수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신인류가 오고 있다. 이들은 자기 주장과 개성이 강하고, 소소한 행복을 즐긴다. 결혼과 가정, 내 집 마련에 얽매이지 않는다. 필요한 만큼 돈을 벌지만, 목적은 아니다. 회사에 충성하지도 않는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고 다른 방식으로 주변과 소통을 한다. 그런 이들이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패러다임 변화가 예고된 것이다.그들은 누구이고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이기상 기자 = 밀레니얼 세대가 우리 사회의 핵심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밀레니얼이란 1980년 초반과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가르키는 용어다. 

이들은 1997년 이후 인구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해 2000년대 중반부터 노동시장에 본격 진입했고 최대 소비층으로 성장했다. 한국 경제를 떠받드는 주축이 된 것이다. 우리가 이들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평가는 아직 진행 중이다. 부모 세대와 달리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만 가난의 수렁에 벗어나지 못하는 불쌍한 세대로 일단 분류된다. 이들의 개방적 성향이 정치 선진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소통 부재로 인해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한 축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핵심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25~49세에 해당하는 인구)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8.2%에서 2025년 83.2%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2020년 기준 평균 연령이 만 29세에 도달하면서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가장 스마트하면서도 가장 가난한 세대'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들은 국내 첫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디지털 기기를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세대라는 얘기다. 2018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모바일과 PC 이용 시간 비율은 66.5%로 그 이전 세대인 X세대(1960년대~1970년대 출생)의 50.4%보다 높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1946년~1965년 출생)의 29.2%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국민대 사회학과 최향섭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밀레니얼 세대는 역대 가장 가난한 세대이기도 하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위축된 경제 환경에서 사회에 진출한 것이다.
 
통계청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2년 X세대가 30대의 주축일 때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 비율이 39.5%였는데 반해, 2017년 밀레니얼 세대가 30대에 접어들었을 때 이들 연령대의 부채비율은 54.7%에 달했다.
 
최 교수는 "이런 환경이 밀레니얼 세대를 과도한 경쟁 상태로 내몬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19.10.21.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19.10.21. [email protected]

  일각에서는 국내 밀레니얼 세대가 외국보다 개인주의나 경쟁의식이 강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미국의 경우 신자유주의가 낳은 폐해가 이미 오래된 상태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등장했다"며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있음을 깨달은 이들은 포용이나 관용 등 타인과 협력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밀레니얼 세대는 IMF 등을 겪은 부모의 영향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몸소 체득한 세대다.
 
신 교수는 "경제 위기 때 부모 세대가 겪은 트라우마가 자녀의 교육 경쟁으로 이어졌다"며 "이 영향 아래서 아이들은 극심한 경쟁상태에 놓였고, 굉장히 개인주의화 된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특성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사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의 밀레니얼이 SNS를 사회적 소통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면, 국내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적 소통을 축소·대체하는 방식으로 SNS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향후 사회를 주도할 밀레니얼 세대의 이런 성향들 탓에 엇갈린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최 교수는 "밀레니얼의 개방적 사고방식은 당연시 여겨지는 것에 대한 비판 의식을 키웠다"며 "진보나 보수의 한 축으로만 기울지도 않아 한국 사회의 정치적 선진화의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개인주의적 성향 탓에 사회적 소통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며 "SNS 등에서 이미지화된 문자로 이뤄지는 의사소통에 몰두하면서 '김치녀', '한남충' 등 집단 간 갈등이나 증오·혐오가 표출된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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