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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밀레니얼이 온다]⑦나나랜드·미코노미·나심비...'나 중심' 소비

등록 2020.01.02 06:00:00수정 2020.01.13 09: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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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패션 스타일' 위해 줄 서기도 감수

"프리미엄 식문화, 편리하게 즐기자"

셋방살이라도 나만의 공간 꾸미기

2030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맞의 맞춤 공간으로 집안을 꾸밀 수 있는 상품이나 정보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침구나 인테리어 소품 등 나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인테리어 상품이 이들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2030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맞의 맞춤 공간으로 집안을 꾸밀 수 있는 상품이나 정보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침구나 인테리어 소품 등 나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인테리어 상품이 이들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손정빈 기자 =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하는 작업은 유통업계에서도 몇 년 전부터 활발히 이뤄져 왔다. 밀레니얼세대는 일반적으로 1981년생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통칭한다. 그러나 더 세분화하면 20대 중반~30대 후반의 밀레니얼세대와 10대~20대 초반 이하의 Z세대를 합쳐 MZ세대로 부르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선 소비 시장에서의 주력 소비층이 베이비부머와 X세대에서 MZ세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스스로의 만족을 중시하고, 신념에 따른 소비를 하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힘쓰는 세대다.

80년대 이후 태어난 MZ세대들은 외동 자녀이거나 1~2명의 형제자매들과 자랐기에 '나 중심' 소비가 자연스럽다. 이 같은 현상이 나나랜드(내 자신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트렌드), 미코노미(오로지 나에게 투자하는 가치있는 소비), 나심비(내 마음에 들면 비싸도 망설이지 않는 소비)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이런 소비 트렌드가 의식주 전반에 걸친 라이프 스타일에 적용되는 모양새다.

◇똑같은 옷은 싫다...패션은 개성 표현 수단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브랜드가 대량생산해 만들어 놓은 옷에 만족하지 않는다. 패션이 곧 나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트리트 브랜드에서 자주 쓰는 생산 방식이 바로 '드롭'이다.

S/S(봄/여름), F/W(가을/겨울)시즌에 맞춰 신상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보름이나 한 달에 한번씩 자주 소량으로 신상품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상품을 판매하기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디자인을 공개해 반응을 살펴봄으로써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원하는 패션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서는 기다림도 불사하는 게 MZ세대다. 드롭에 이어 '래플'도 새로운 판매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정수량 제품을 무작위 추첨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SNS에 한정수량 운동화를 응모하는 사람에 한해 추첨해 판매한다는 공지가 뜨면 오프라인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서곤 한다. 이렇게 수고롭게 입수한 운동화를 구매 가격의 수십 배로 튀겨 파는 '리셀' 판매도 성행 중이다.

한편 명품업계는 MZ세대를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이들 세대는 티셔츠와 청바지는 저렴한 제품을 입더라도 운동화 등 브랜드가 확연히 드러나는 아이템은 명품 브랜드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한 야누스적 소비를 한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들도 젊은 세대의 구미에 맞도록 디자인과 색감을 바꿔 나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2020년엔 패션 카테고리에선 '휘소가치'가 높은 상품이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을 하기도 했다. 이 신조어는 흩어진다는 뜻의 한자어 휘(揮)와 희소가치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타인에게는 휘발적이고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의 가치관,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인조 모피인 '페이크 퍼', 재고품을 뜯어 재창조하는 업사이클링 패션,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패션 등이 그 예다.

◇'편리미엄' 추구 식문화

직접 마트에 나가 식재료를 구입하고 손질, 조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렇다고 허기만 면하도록 대충 먹기도 싫다. 그래서 떠오른 트렌드가 바로 '편리미엄'이다. 편리성과 프리미엄을 합친 신조어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할 때 손은 되도록 안 가게 하면서도 맛있는 한 끼를 해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로 가정간편식(HMR)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HMR의 국내 월평균 지출액 추이는 2015년 4만4000원에서 2019년 7만9000원으로 훌쩍 뛰었다. 시장이 커지면서 집에서 만들기는 번거롭다고 생각했던 메뉴까지 레토르트나 밀키트 제품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관심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MZ세대는 장보기에 있어서도 개개인의 세분화된 취향을 만족시킬 만한 식재료를 찾는 것에 환호한다. 해외여행을 가야만 구할 수 있는 이색향신료나 소스, 익숙한 라거 맥주 대신 호프의 쓴 맛이 특징인 인디아 페일 에일(IPA), 한 송이에 2~3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포도 샤인머스캣 등이 잘 나간다.

삼정KPMG는 '신소비 세대와 의식주 라이프 트렌드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개인의 행복과 현재의 만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력 소비층이 되면서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트렌드가 식품 소비 취향의 세분화, 다양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셋집이라도 내 공간은 소중해

판에 박힌 듯 찍어낸 주거 형태에 살더라도 MZ세대들은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이들은 "셋집인데 대충 하고 살지 무엇 하러 돈을 들이느냐"는 부모님의 타박에도 인테리어를 하고 소품으로 집안 분위기를 살린다.

이베이코리아의 가구카테고리 상품기획자(MD)들은 지난 한 해 동안의 키워드를 '멍청공간의 최소화'로 꼽았다. 저가의 가구나 DIY인테리어로 집을 꾸미고, 다용도 가구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다용도 가구는 전년 대비 412% 더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김태수 이베이코리아 영업본부장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도 '나'를 위한 가치소비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MZ세대들의 독립적이고 가치중심적인 성향이 소비 트렌드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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