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리뷰]무엇이 평범한 대학생을 투사로 만들었나···'사마에게'

등록 2020.01.10 17:24:1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전쟁의 공포를 체험해보지 못했다. 전쟁에서 사람이 얼마나 쉽게 죽어 나가고, 총포를 맞는 고통이 어떠한지, 전쟁터의 모습은 어떠한지 간접적으로만 경험했을 뿐이다.

80년대 이후 생이 겪어보지 못한 또 다른 경험은 독재에 대한 항거다. 독재에 맞서는 대학생과 시민들의 민주주의 운동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책을 통해서만 학습했을 뿐이다.

영화 '사마에게'는 이 세대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투쟁의 과정은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전쟁의 고통은 얼마나 처절한 것인지를 적나라하면서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주지만, 그 어떤 매체보다 살갗으로 느끼게 해준다.

영화의 배경은 9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의 반군 지역 '알레포'다. 2011년 4월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부를 축출하려는 시민들과 정부군 사이에 진행되는 내전이다. 중동에서 일어난 민주주의 운동인 '아랍의 봄'의 연장선이다.

한국에서의 민주화 운동이 그러했듯이, 평화 시위에 총포로 맞서는 국가에 시민들도 무장하기 시작했고, 이후 반군을 지지하는 미국과 정부군을 지지하는 러시아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발전하게 됐다. 영화는 매일같이 퍼붓는 러시아 항공기의 공습을 바로 그 현장에서 보여준다.

러시아는 알레포 지역에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노인, 여성, 아이들 할 것 없이 사람들은 매일 매일 죽어 나간다. 이들은 국제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병원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영화의 중반에는 병원에 포탄이 떨어져 병원을 옮기는 모습까지 포착된다.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email protected]

영화의 연출을 맡은 '와드'는 감독이자 주요 등장인물이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와드는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시위 참가를 계기로, 스마트폰을 통해 알레포의 현실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저널리스트가 꿈이었던 와드는 알레포를 촬영하면서 어느새 민족투사로 거듭나고, 승리할 때까지 핵심 반군 지역인 알레포를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평화를 바라는 그의 마음과는 달리 내전은 격화되고, 아름다웠던 도시 알레포는 무참히 파괴돼 갔다. 그 가운데 와드는 알레포 지역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의사 '함자'를 만난다. 함자는 폐허가 된 건물 내부에 동료들과 함께 병원을 마련해 반복되는 공습의 희생자들을 치료해 왔다.

참혹한 전장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던 와드와 함자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그 결실로 딸인 '사마'를 얻게 된다. 사마는 아랍어로 '하늘'을 뜻한다. 와드는 딸 사마에게는 공습(공중 공격)이 사라진 깨끗한 하늘이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처절한 알레포의 현실을 알리고자 자신의 촬영물을 영화화 했다.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email protected]

영화 속 알레포의 모습은 최악이라는 말로 설명이 안 될 정도로 처참하다. 공습에 부모, 형제, 아들, 딸이 죽어 나가고, 시민들은 매일 같은 상실에 울 힘조차 없다고 말한다. 일생 동안 전쟁만 겪어 본 4살 여자아이는 폭탄의 종류까지 읊는다. 그 어떤 CG도 흉내낼 수 없는 무너진 건물과 공습으로 인한 검은 연기가 화면을 가득채운다.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평론가 평점 매체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9%를 기록했다.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시작으로, 제73회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에서 영국영화상·신인상 등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전 세계 영화제에서 60관왕을 했다. 95분, 15세 이상 관람가, 23일 개봉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사마에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2020.01.10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