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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리건 해변덮친 '괴물파도'에 일가족 휩쓸려 남매 사망

등록 2020.01.14 07: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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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닥쳐와 한 방에 해변 침수 '킹 타이드'

복잡한 해변지형에 "위험 지역" 분류

4세,7세 남매 사망..아빠는 구조돼

[팰콘 코브 비치( 미 오리건주)= AP/뉴시스] 1월 12일(현지시간) 오리건주의 해변을 강타하는 돌발성 거대 파도. 이 지역에서는 전 날 4살과 7살 남매를 데리고 파도를 구경하던 일가족이 바다로 휩쓸려 들어가 아이들이 죽고 아빠는 구조되었다. 

[팰콘 코브 비치( 미 오리건주)= AP/뉴시스]  1월 12일(현지시간) 오리건주의 해변을 강타하는 돌발성 거대 파도. 이 지역에서는 전 날 4살과 7살 남매를 데리고 파도를 구경하던 일가족이 바다로 휩쓸려 들어가 아이들이 죽고 아빠는 구조되었다.   

[포틀랜드( 미 오리건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에서 가까운 해변에서 11일(현지시간) 이 일대의  거대한 파도를 구경하러 온 일가족이 갑자기 나타난  괴물 같은 " 제왕 파도' (King Tide)에 휩쓸려 바다로 빨려간 뒤  4세 7세의 어린 남매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근처 주민 조앤 코넬리어스는 주말에 자기 집에서 해변에서 일어나는  갑작스러운 엄청난 크기의 파도를 사진으로 촬영하던 중에 갑자기 한 여성이 문을 두들기며 911에 전화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 여성은 아이들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쓸려 들어갔다고 울부짖었다.

포틀랜드에서 온 이 가족은 먼 해변에서 폭풍우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생한 큰 파도가 해변을 공격하면서 아이들 아빠와 4살짜리 아들, 7살짜리 딸이 파도에 휩쓸려 갔다.

 출동한 경찰이 딸을 파도속에서 끌어냈지만, 아이는 병원에 도착한 뒤 사망이 선고되었다.  4살 남아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 해안경비대는 13일 시신 수색을 중단했다.   아버지 제레비 스틸레스(47)는 구조되어 목숨을 건졌다.

코넬리어스는 그 날 아침 파도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그 가족들이 해변으로 가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 이 곳은 겨울이면 아주 위험한 해변이어서 사람들이 무척 조심해야 한다.  위험한 거대한 파도가 순식간에 덮치는데도 관광객들은 위험경고 표지판 옆을 그냥 지나쳐서 해변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역시 오리건주 해변에선 너무나 자주 일어나는 사고로,  "도둑 파도"(sneker wave)로 불리는 조용히 몰래 다가오는 큰 파도가 갑자기 해변을 덮쳐서 마른 땅이 불과 몇 초 사이에 무릎 깊이의 바다로 변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부근 해안선은  대부분 높은 절벽이나 가파른 암벽들이 둘러선 곳이 많아서 그럴 때면 당장 피하거나 달아날 곳도 없다.

 11일에는 특히 위험한 "제왕 파도" ( 킹 타이드)가 강풍을 타고 출몰했으며 그렇지 않아도 높은 파도위에 갑자기 12 미터가 넘는 큰 파도가 덮치면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인근 캐넌 비치에서 온 비상구조대의 릭 허드슨은 말했다.

이런 종류의 괴물파도들은 태양과 달의 위치가 가장 큰 인력을 발휘하도록 배열될 때 일어나는 것으로,  평소보다 훨씬 파도 높이가 높고 골짜기의 깊이도 깊어진다.  따라서 갑자기 이런 파도가 몰아칠 경우 평소에 말라있던 해변의 넓은 지역이 순식간에 바닷물로 홍수를 이룬다.

미 오리건 해변덮친 '괴물파도'에 일가족 휩쓸려 남매 사망

미 해안경비대는 11일의 파도가 평균 높이 4.5m로 워낙 높았던 데다가 강풍으로 12m 가 넘는 거대한 파도가 그 위에 겹치면서 말랐던 해안 전체가 바닷물과 거품으로 침수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파도는 해안에서 볼때에는 보통 9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어서 탐방객들이 안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파도가 덮칠 때 인근이 모두 바다로 변해 사고가 난다고 허드슨 대원은 말했다.  보통 6미터 정도의 높이에 이런 파도가 겹치면 높이 9미터의 물폭탄이 해변의 육지를 강타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리건주 해안 마을 들은 이런 거대 파도를 구경하는 겨울 관광객들에 의존해 관광산업을 유지하고 있다.  해변 호텔들도 비수기 관광객을 끌어오기 위해 '파도와 해일 관광 패키지'를  개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찰과 지역 당국은 소셜 미디어와 입간판을 통해 해변의 위험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라고 경고해왔다.

"사람들은 비옷을 입은 채 파도와 바닷물의 사진을 찍고 있다가 갑자기 높이 9미터의 거대한 파도가 해변을 덮치면 피할 곳도 없이 물속에 들어가게 된다"고 해안 경비대원들은 말했다.

이 곳에서는 2017년 1월에도 아빠와 3살 아들이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들어갔다.  남편의 시신은 한 달 뒤에 발견되었지만 아이의 시신은 영원히 발견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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